[특종 2보] 삼성, 폭압적 감사 여직원 자살사건 '전모'
[특종 2보] 삼성, 폭압적 감사 여직원 자살사건 '전모'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8.0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꼈나?”...이건희 신경영 여직원 죽음 내몰아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이다.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3대 세습 경영을 이어졌다. 정경유착을 통해 쌓아올린 삼성의 철학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사카린 밀수사건·X파일 떡값 검사·이건희 성매매 의혹·최순실 게이트까지 온갖 재벌 비리의 쟁점에 서 있다. 삼성은 직원 관리를 위해 '1987남영동 분실'과 같은 감사실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을 억압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의 내부적 습관인 ‘폭압적 감사’에 대해 알아본다.

"죽을 수밖에 없나요?"

A씨는 수년간 삼성화재 자회사인 삼성화재서비스를 다녔다. 삼성화재서비스에서 A씨의 삶은 고통의 나날이었다. 결국 그녀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녀가 마지막 남긴 유서에는 사측의 비인간적인 감사에 대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삼성화재서비스 의료심사팀 A씨는 밀실 감사를 받은 후 모멸감을 느껴 자택에서 투신자살했다. 그녀의 시신은 서울 영등포구 한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장례식을 치러졌다. 7일 3일장을 치른 뒤 경기도 고양시의 한 화장터에서 화장을 했다. 한 줌의 재가 된 그녀의 짧은 삶에서 삼성은 나쁜 기업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삼성화재서비스 감사팀의 정기 현장점검 이후 스트레스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서를 통해 감사팀의 원망과 억울함을 호소하며 부모님께 삼성화재에 손해배상을 청구해달라 호소했다고 한다. 

기자는 7일 그녀의 장례식을 지켜본 뒤 그녀의 마지막 삶을 정리하고 있는 해당 경찰서를 찾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수사 중이다. 그 외에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화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서비스 측에서 이뤄진 감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현재 수사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그녀가 감사로 인해 그런 선택을 했는지 말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폭압적 감사로 ‘정신질환’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삼성의 감사는 악명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 감사실에서 감사를 받은 B 부장으로부터 감사실의 실체를 들어봤다. 

앞서 기자는 7월 30일에 삼성화재의 폭압적 감사에 대해 <삼성화재 A부장 밀실감사 스트레스 산업재해 판정>으로 보도한 바 있다.  B 부장은 삼성의 감사가 정신질환에 시달리거나 자살을 시도할 만큼 혹독하다고 주장한다. 1987년 남영동 분실처럼 충격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B 부장은 삼성의 감사를 받는 것이 ‘검찰 조사’를 받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B 부장은 감사를 받을 당시에 대해 “감사는 아침 9시부터 7시까지 진행됐다. 감사직원의 요구에 불응하면 무한정 감사기간을 연장하여 어떤 직원은 한 달이상을 밀폐된 감사실에서 조사받은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B 부장은 “앉는 의자의 높낮이 나사를 모두 빼놓아 가장 낮은 상태로 만들어 감사직원과 10cm이상 낮은 상태를 만들어 위에서 내려보는 상황을 만들어 심리를 위축시켰다. 두 명의 감사직원이 번갈아가며 윽박지르다시피 하면서 혐의에 대해 일방적인 진술을 강요했다. 감사직원이 노트북을 책상에 던지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B 부장은 삼성 감사실 직원들이 자신의 사생활까지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B 부장은 “감사한 내용을 다른 곳에 발설하지 말도록 강요했다. 특히 누구와 통화했는지 백지를 주고 적으라는 식의 감사내용과 관계없는 사생활 공개를 요구했다”고 했다. B 부장은 ‘삼성 감사’로 인해 매일 현재까지 11개의 약을 먹는다. 

B 부장은 자신이 감사를 받은 이유가 삼성그룹 내 존재하는 계파와 나쁜 차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B 부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선물을 강요하고 판촉물 넥타이 4개를 가로채는 등의 이유 때문. 그러나 기자 취재결과 B부장의 선물 강요는 주변인 진술과 근로복지공단 제출 증거자료를 통해 감사팀이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 B 부장은 “판촉물 넥타이4개는 감사팀의 ‘앞잡이’ 역할을 하는 퇴직연금영업부 K모수석의 허위진술을 통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기자는 판촉물 넥타이 4개를 수령한 고객을 직접 통화하고 고객이 수령함을 확인했다. 감사를 받을 직원과 감사를 해야 할 직원이 뒤바뀐 셈이다.

B 부장은 “삼성화재 인사팀은 중증정신과산재 장애 환자한테 회사 자문의가 출근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주었다는 허위 내용을 기재하여 ‘출근 압박’하는 내용증명까지 보내는 사문서 위조까지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B 부장은 2016년 9월 다섯 차례 감사를 받고 10월 5일 보직해임됐다. 이틀 뒤인 10월7일 처음 정신과 의원을 찾았고 ‘심한 스트레스 반응 및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후에도 계속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결국 그는 지난해 10월 회사의 감사로 인해 적응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질환을 겪고 있다며 근로복지공단 서울서초지사에 업무상 재해 신청을 했고 올해 3월 산재가 인정됐다.

“한 두 번이 아니다”

삼성의 ‘폭압적 감사’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것은 B 부장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한겨레에 따르면 C씨는 2016년 3월 삼성SDI에서 감사를 받고 지난해 정신질환이 인정돼 산재 판정을 받았다. C씨의 ‘업무상 질병 판정서’에는 “중등도의 우울삽화와 적응장애 등의 상병을 가진 것으로 인정되며 사업장에서 실시한 감사 방법(불시 감사, 감사 장소, 사실 강요 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웰스토리의 D씨도 감사 이후 정신질환을 얻었다. 그는 2016년 10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감사를 받았다. D씨는 감사 중이던 11월5일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해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D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처럼 각 계열사마다 삼성의 ‘폭압적 감사’로 인해 산재를 인정을 받거나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삼성은 ‘폭압적 감사’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 감사는 곧 갑질

삼성의 감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직원들은 기자와 만나 “삶이 지옥이었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SDI 직원은 삼성의 감사가 갑질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 직원은 “감사관이 A4용지를 주면 잘못한 것을 다 적으라고 한다. 없다고 생각될 경우 지금까지 만난 사람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적으라는 등 사실상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이 직원은 삼성의 감사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수개월간 이뤄진다고 주장한다. 이 직원은 “삼성에서 일하다 보면 어이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방에서 일하는 직원을 본사로 불러 감사할 때도 있다. 감사를 받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사표를 쓴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삼성SDI에서 20여년을 근무한 직원 E씨는 2016년 3월 초 감사를 받았을 당시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E씨는 “너무 힘들어서 사표를 내겠다고 했더니 바로 처리됐다. 누군가가 날 축출하기 위해 감사가 진행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출신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감사를 받는 사람들이 ‘폭악접’이라고 느끼기에 충분하다. 나도 감사를 받아봤지만 검찰 조사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짓밟히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은 오래전부터 각 계열사마다 50세전 후 연령대상 구조조정을 목표로 표적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라 불리는 삼성의 현실이다. 썩어문드러진 내부습관부터 뜯어고쳐야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 취조실 논란도

삼성중공업도 지난 2014년 비슷한 사건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일명 취조실로 불리는 감사실을 20개 가량 설치해 직원들의 비리를 적발해 권고사직을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것. 김경습 거제일반노조 위원장은 당시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사업 수주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직원들의 비리를 적발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해양플랜트 사업 부실로 5천억원의 충담금 및 손실을 기록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중공업이 같은 해 5월부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 명예퇴직 및 권고사직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취조실 천정 모퉁이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감사직원 2명이 한조가 돼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조사가 이뤄진다. 감사를 받던 50대 과장이 농약을 마시고 병원에 후송되는 사건도 발생했다”며 “대기업이 유신정권때나 하던 부스를 만들어서 직원들을 죄인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취재했던 삼성SDI와 삼성웰스토리, 삼성화재의 감사패턴과 다를 바가 없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에서도 이 같은 행태가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 ‘밀실감사’ 정치권·시민단체도 촉각

삼성의 밀실감사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밀실감사가 인권침해 논란으로 번질 경우 오는 10월 10일에 열리는 국정감사의 타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면밀히 살피고 있다. 삼성화재 사장, 삼성웰스토리 사장 등을 국감 증인 명단에 올릴지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환노위 소속 정의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켜보고 있다. 삼성의 밀실감사에 대한 이야기는 수년전부터 시끄러웠다. 문제가 있다면 이번 국정감사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한다”고 말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아직 이슈가 되지는 않았으나 지난주부터 세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 밀실감사 논란이 국정감사에 논의되기 이전에 고용노동부의 특별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그룹 출신 고위관계자는 “삼성의 각 계열사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국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면 삼성의 갑질은 영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리베로 2018-08-09 17:05:23
탈법을 저질러도 기업 스스로 감사 능력이 없는데 무슨 정화가 되고 정의가 있겠는가! 대대로 3대째 저렇게 세습되어 운영했는데, 북한과 지나국의 독재만 독재가 아니다. 적폐는 끊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