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美관세폭탄이라는 벽 앞에 부딪혔다. 2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2분기 실적은 예상대로 부진했다. 이런 부진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은 신차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노렸다. 그러나 또 다시 미 관세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변수가 생긴 것이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실적 중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1%나 감소한 1조6321억원이었다. 지난해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영업 실적이 하락했고,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매출액은 작년대비 1.1% 감소한 47조1484억 원(자동차 36조2414억 원, 금융·기타 10조9070억 원), 경상이익은 29.7% 줄어든 2조547억 원, 당기순이익은 33.5% 감소한 1조5424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동 기간대비 4.5% 늘어난 224만1530대를 팔았다. 

이같은 감소 원인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공장 가동률 하락 등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를 꼽았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 등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과 미국 등 주요 시장 재고 안정화를 위해 전략적인 공장 가동률 하향 조정이 일시적인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

다만 코나와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판매 모멘텀(추진력)이 향상되고 있다.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 판매 역시 호조를 보여 전체적인 판매가 회복세가 보여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노리며,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대형 SUV 팔리세이드(가칭)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최근 출시한 니로 EV(전기차)부터 스포티지 부분 변경 모델,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쏘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합병비율 등을 재조정한 2차 지배구조 개편안이 다시 마련되고 있는 것이 변수다. 뿐만 아니라 제일 큰 변수는 트럼프발 미 관세폭탄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수입차 및 부품에 20~25%가량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정 부회장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차와 부품이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하는 등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연합 등 미국과 주요 무역국가 사이의 관세전쟁 향방이 하반기 국내 완성차회사 실적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이 미 관세폭탄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 하락이라는 위험에 빠진 만큼 어떤 전략으로 이 부분을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 그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이남경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