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자녀 경영승계 위해 회삿돈으로 주식 매입했나
조양호, 자녀 경영승계 위해 회삿돈으로 주식 매입했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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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조양호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불법적 행태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횡령·배임 등으로 얻은 이득을 자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주식매입 자금으로 사용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를 시작한 것. 

16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조양호 일가가 횡령·배임으로 챙긴 돈이 조현아·원태·현민 3남매의 주식 구매자금으로 대거 흘러간 흔적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기내 면세품의 대부분을 총수 일가가 소유한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납품받고 있다. 검찰은 조양호 일가가 이들 업체를 통해 물품 공급가의 일부를 '통행세'로 챙겨 자녀들 명의 주식대금으로 사용했다고 의심한다.   

또 검찰은 조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재단 정석인하학원 관련 비리도 집중 수사하고 있다. 한진 계열사들이 정석인하학원에 대한 편법 증여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정석인하학원은 지난해 3월 대한항공이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실시한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정석인하학원의 출자 규모는 52억 원이었다.

정석인하학원은 이 가운데 45억 원을 한진의 다른 계열사로부터 현금으로 받아 충당했지만,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정석인하학원이 증여세가 면제되는 공익법인이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이달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6일 "피의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검찰이 적시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 의심 규모는 2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법리적 다툼을 피하고자 비교적 혐의 입증이 쉬운 부분만을 집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보강 수사 내용을 토대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수사 중인 조 회장의 전반적인 횡령·배임 의심 규모가 2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어 수백억 원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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