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희대 H 교수 성폭력 사건 ‘전모’
[단독] 경희대 H 교수 성폭력 사건 ‘전모’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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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품격’ 제자에 性상납 강요·화장실 성폭행
경희대학교

지난 19일 기자에 한통의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한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하고 있다는 주장의 글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자 조교를 화장실에서 성폭행 한 사실도 있다는 것이었다. 제보자는 피해당사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제보자의 주장에 의하면 성추행 가해자는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포스트모던음악학과 H 교수다. 제보자는 피해자가 직접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2차 피해를 걱정해서라고 했다.

제보에는 H 교수가 제자들에게 잠자리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욕설과 협박을 한 사실들이 적혀있다. 최근 교육계는 미투로 인해 상처투성이다. 특히, 교수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학생이나 조교들을 성의 노리개로 대하는 일들이 밝혀지며 자정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지는 경희대 성폭력 사건에 대해 파악해 보기로 했다.

교수를 조심하라

해당 사건은 최근 경희대 페이스북 ‘대나무 숲’에 올라온 바 있다. 내용에 따르면 성폭력 가해자는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포스트모던음악학과 H 교수다.

제보자는 H 교수가 동료 교수를 성폭행 하고 제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했다. 또한, 잠자리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욕설과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에 따르면, H 교수는 지난 2012년 자신이 기획한 뮤지컬 작품에 재학생들을 반주자로 섭외했다. H 교수는 연습이 끝나고 이어진 회식자리에서 여학생들 만 따로 남도록 유도 했다. 특히, 그는 여학생들 중 A씨에게 지속적으로 신체적 접촉을 시도했다.

H 교수는 신체적 접촉을 넘어 성폭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뮤지컬 공연기간 중 뒤풀이에서 술에 취한 A씨를 모텔로 데리고 간 것이다. A씨는 H 교수가 옷을 벗고 있는 틈을 타 도망쳐 나왔다. A씨는 H 교수의 만행을 남자친구에게 알렸고, A씨 남자친구는 H 교수에게 직접 항의 했다고 한다. 그러나 H 교수의 신체적 접촉은 이후로도 지속됐다고 한다. 학교 내에서도 H 교수에 대한 소문은 널리 퍼져 학생들 사이에서는 ‘H 교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떠돌았다고 한다.

“졸업하려면 잠자리 함께하자”

H 교수에 대한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3년 전 H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던 경희대 특수대학원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생 B씨는 동기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당시 자리에는 H 교수도 함께였으며, 식사자리는 술자리로 이어졌다. H 교수는 자리가 끝나자 B씨에게 자신의 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제의했다.

술이 취한 H 교수는 대리기사를 불렀고, B씨와 함께 자동차 뒷좌석에 동승했다. 그는 차 안에서 B씨의 몸을 더듬는 등과도한 신체 접촉을 했다. 술에 취한 H 교수는 B씨의 만류에도 지속적으로 신체 접촉을 시도했으며, 차가 도착한 다음에는 노골적으로 잠자리까지 요구했다. B씨는 H 교수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B씨가 자신의 잠자리 요구를 거부하자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 한다. H 교수가 B씨에게 잠자리를 요구한 것은 그날만이 아니었다.

이후로도 H 교수는 틈만 나면 B씨에게 같이 모텔에 갈 것을 요구했다. H 교수는 수시로 B씨에게 전화를 했고,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졸업하고 싶다면 전화받아라 나에게 잘못 보이면 석사 졸업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 이후 B씨는 실제 석사졸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졸업 논문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동료 교수 성폭행

H 교수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것은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제보자는 H 교수가 5년전 해금연주자인 C교수를 강간했다고 주장한다. 2013년 9월 한남동 UN빌리지 앞에 일식 이자카야 선술집에서 7명의 동료와 음식과 술을 먹는 도중에 화장실에 간 C 교수를 뒤따라가 음식점 화장실 안에서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당시 C교수는 경희대 겸임교수 신분이었다. 이후 C 교수는 당시 동참했던 여러 동료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경찰 고소하려했으나 H 교수가 어떻게 입을 막았는지는 모르지만 조용히 지나갔다고 제보자는 이야기 했다. C 교수는 심하게 트라우마와 정신적 고통을 갖게 됐고, 서울예술대학교수로 재직하다 지금은 D대학 국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H 교수의 강제 성추행 사건은 학생들에 의해 학교 측에 전달됐다. 학교 측은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몇 달이 흐른 지금까지 아무런 발표나 해결은 물론, H 교수에 대한 징계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보자는 본지를 통해 H 교수의 만행과 그를 감싸고 있는 경희대학 관계자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했다. 그는 경희대학교 졸업생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그는 제보의 메일 말미에 “경희인으로서 경희대학교가 대학다운 미래대학이라고 믿고 있다”며“홍 교수의 성폭력 사건은 엄연한 범죄행위이며, 교수라는 직분과 권위를 이용해 자신의 상대적 약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욕을 채운 더러운 짓”이라며 학교 측의 철저한 조사와 경찰의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는 25일 오전 해당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경희대학교 겸임교수였던 D씨를 만났다.

D씨는 “H 교수가 그런 사람인지 모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H 교수가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한 적은 있으나 그 후에도 같은 짓을 해왔다”며 “학교 측이 조치를 취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일부 경희대 학생들은 대자보 및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경희대 측은 정상적인 절차로만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희대학교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알고는 있으나 아직 성폭력 상담실 등에 제보가 들어오지 않았다. 성폭력 상담실을 통해 제보 또는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사실상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H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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