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현대·기아차 해외 실적개선 나서
정의선 부회장, 현대·기아차 해외 실적개선 나서
  • 이남경
  • 승인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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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주요 사업 현장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 도입
- 각 조직개편에 글로벌 베테랑 인물들 권역본부장 임명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대대적 글로벌 사업조직 개편에 나섰다. 해외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자동차가 북미,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 각각 권역본부를 설립했다. 아울러 부사장급 6명에 대한 인사도 단행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10개국에서 35개 공장을 가동 중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17년 5월 미국에서 판매가 16년 5월보다 15%줄었다. 다만 최근에는 신 차 '코나'의 효과로 최근 18개월 만에 미국판매가 증가했다. 또 2년 만에 미국에서 두 자릿수 판매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기아차는 시장 평균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기아차의 5월 미국 판매는 5만9천 대로 전년 5월보다 2% 늘었다. 5월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5%였다.

이와 관련해 류연화 한화투자 연구원은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종의 판매가 미국 판매 실적을 좌우하는데 최근 포르테 월간 판매가 1만 대 수준을 넘었다. 이에 포화상태에 이르러 미국 판매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현대차 정 부회장이 최근 자동차 판매량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해외시장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자 이번 개편을 구상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 계기로 주요 권역별 자율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생산-판매-시장 전략 등에 대한 본사의 권한과 책임을 과감하게 넘기기로 했기 때문.

지난 18일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주요 사업 현장에 권역별 자율경영시스템을 도입한 뒤 본사 및 해외 사업장의 역할과 기능을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먼저 현대차는 북미·유럽·인도권역본부, 기아차는 북미·유럽권역본부를 각각 신설했다. 또한 이렇게 신설된 각 권역본부는 해당 지역의 상품 운용과 현지 시장 전략, 생산, 판매 등을 통합 기획·관리한다.

기존에는 국내 본사 기획실과 해외영업본부가 해외 조직을 지휘했다. 하지만 내달부터는 통합조직인 권역본부가 업무를 총괄하면서 본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 방향을 조율하는 식으로 바뀌게 된다.

먼저 현대차는 북미권역본부에 기존 미국 앨라배마공장(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을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북미권역본부에서는 멕시코 판매법인도 관할한다. 이어 유럽권역본부는 체코와 터키 생산법인과 현지 판매법인을 총괄한다. 인도권역본부 역시 현지 생산과 판매법인을 하나로 묶어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또 기아차는 북미권역본부 역시 미국 조지아공장과 판매법인을 통합 운영하고 멕시코 생산·판매법인, 캐나다 판매법인까지 하나로 묶어 총괄한다. 유럽권역본부는 슬로바키아 생산법인과 현지 판매법인들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정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에 각 권역본부가 자체적인 현장 경쟁력을 갖추고자 본부 내 기획, 재경, 상품, 고객 경험 등의 별도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여기서 기획·재경 조직은 해당 국가별 실적을 종합한다. 또 생산·판매 조정과 권역별 합산 손익 관리까지 맡는다. 이어 상품, 마케팅, 딜러·서비스 조직은 지역별 시장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파악에 나선다. 이후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전략을 수립한다. 수립 후 산하 법인별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렇게 글로벌 권역본부 체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확대된다면 내년까지 글로벌 자율경영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것이다.

다만 아직 중국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는 생산·판매 통합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본사의 중국 사업 및 연구개발 조직을 묶은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지난해 출범시켰기에 추가 조직 개편에 나설지에 대한 여부는 향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부회장은 현대·기아차는 이번 조직개편에 글로벌 감각을 갖춘 베테랑 인물들을 권역본부장에 임명했다. 이들은 현지 시장을 잘 이해하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

현대차는 북미권역본부장에 이용우 브라질법인장, 유럽권역본부장에는 최동우 유럽관리사업부장(56,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또 인도권역본부장은 구영기 인도법인장(60, 부사장)이 맡았다. 아울러 공석인 사업관리본부장에 김형정 현대차 유럽법인장(58·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발령했다.

기아차는 북미권역본부장에 임병권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57, 부사장), 유럽권역본부장은 박용규 유럽법인장(58, 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런 정 부회장의 개편 단행이 해외 판매 부진을 일찍 개선시키지 못해 실적에 대한 우려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으로 정 부회장의 이번 글로벌영역 개편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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