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관이 몰락된 세계… 평면에서 공간을 펼치는 작가 오택관
[인터뷰] 외관이 몰락된 세계… 평면에서 공간을 펼치는 작가 오택관
  • 조나단
  • 승인 2018.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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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작가 오택관을 만나다.

5월 15일 봄 비가 내리는 저녁, 수원의 한 작업실에서 작가 오택관을 만났다. 오택관 작가는 작업실에 앉아 새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미술과 담 쌓고 살아오던 본지에게 미술이라는 큰 빙산에 일각을 깨서 보여준 작가다. 그간 미술이라 하면 도화지에 그림, 벽에 그림 등의 이미지가 강했었다. 물론 이게 한 부분인 것은 확실하지만 지금의 미술 혹은 예술이라고 하면 이런 것들 뿐만 아니라 공간 및 시각의 미를 표현하는 것들 또한 예술이라고 본다. 본지는 오택관 작가와 인터뷰는 통해 그가 추구하는 예술과 세계관을 알게 됐다.

 

 

▲ <예술가 · 작가를 만나다>의 릴레이 인터뷰의 시작이다. 첫 번째 주자를 맡았다. 축하드린다. 

-감사하다. 내가 처음을 맡아도 되는가 싶다.

▲괜찮다. 충분하다. 일단 첫 질문이다. 예술가로서, 작가로서 오택관이란 사람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해 줄 수 있나.

-예술가로서 내가. 나에게 예술가라는 지표를 두었을 때 나 오택관이라고 하자면, 사실 계속 변화했던 것 같다. 변화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한때 미술이라는 걸 배우기 위해서, 알기 위해서 노력했었다. 지금은 내 작업을 전시하기도 하고 발표를 할 수 있는 어떤 입장까지 올라왔다. 이런 입장이 돼서 나를 보니 나는 변화한 것 같았다. 나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나는 나를 좀 더 생각해보고, 관찰하게 됐다. 자아를 둘러보면서 다양한 생각을 얻고 그 생각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인 것 같다.

 

Overlap area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 2014
Overlap area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 2014

 

▲나를 생각해보고 관찰하는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나'를 관찰한다고 생각해보면 난 정말 답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그간 간단한 문자만 주고 받으면서 지내왔다. 최근에 전시도 한다고 들었다.

-오택관이라는 이름을 걸고 개인전이나 그룹전 등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미디어아티스트인 '김유석'이라는 작가와 프로젝트 팀을 하나 만들었다. 우리 프로젝트 팀명은 <오와김(OWAKIM)>이다. 우리 두 사람의 성을 따서 지었다.

▲<오와김>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우리 <오와김>은 미디어아트를 전공한 김유석 작가와 회화(繪畫)를 전공한 내가 서로 극단을 달리는 매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거기서 나올 수 있는 무언가 특정한 예술, 그 무엇 인가를 탐구·표현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 팀이다. 현재 여수에 있는 GS칼텍스 예울 마루라는 곳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그 전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시로 제목도 귀엽다. 어린이 미술전 <빨주노초파남보>다. 컬러, 색상에 대해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해석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다.

OWAKIM  Prism Scenery  acrylic on acrylic board, cmy_rgb light  가변설치  2018
OWAKIM Prism Scenery acrylic on acrylic board, cmy_rgb light 가변설치 2018

▲그러고 보니 우리가 처음 만났던 장소도 전시회였다. 지난해에도 전시를 봤었다. 지난해 진행했던 전시에서는 캔버스를 활용했던 작품들이 기억에 남는다. 

-맞다. 내가 매체를 다루는 것과 관련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었다. 내가 전공했던 페인팅에서 벗어나서 어떤 입체나 영상, 설치 등 매체가 우선이 아닌 , 작가가, 내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지. 그 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어떤 표면적으로 이야기를 헀던 공간에 대한 시각을 바꿨다. 공간이라 하는것은 3D라고 본다. 우리가 보는 현실 공간 안에서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 볼 수 있는 그런 작업들을 저번 전시회를 통해 실험해보고 표현했었다. 어떤 공간을 가르고 나온 페인팅과 벽에 달라 붙어서 굉장히 평면적인 페인팅 등을 같이 접하면서 볼 수 있는 그런 전시를 구성·계획 했다. 

 

installation view-12, Beyond Museum, Seoul, Korea
installation view-12, Beyond Museum, Seoul, Korea

▲다양한 것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특히 배치도 그렇고 뭔가 내가 생각했던 전시와는 좀 달랐다.

-당시 전시회를 보러 온 어떤 작가가 했던 말이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았는데, "벽면에서 이미지가 뜯겨져 나온 것 같았다"라는 말이다. 뜯겨져 나온 느낌이 들었다. 그런 표현을 듣고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평면이라는 이야기를 입체로 끌어들여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느냐, 또 회화를 끌어들여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느냐 그런 부문을 중요시 했다.

▲혹시 특별하게 좋아하는 색감 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색감을 이야기 하자면, 나는 컬러풀 한 색감을 좋아한다. 우리가, 내가 보는 시점에서 도시는 굉장히 컬러풀 한 색감이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예전보다 지금이 색에 대한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쓰고, 쓰이고 있는 색에 대한 관점도 굉장히 표현력이 있어졌다고 생각한다. 점점 세대가 바뀌어 가면서 영상 미디어라던가 사진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미디어나 사진 등에서 나오는 빛의 색, 다양한 색감이 섞여 밝아지는 그런 색상, 색감에 익숙해지면서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작품들도 많아진 것 같다.

installation view-GRAPICTURES-TRACE, CJAS Cheongju Art Studio, Cheongju-si, Korea
installation view-GRAPICTURES-TRACE, CJAS Cheongju Art Studio, Cheongju-si, Korea

▲앞서 이야기 하면서 나온 말이다. 작가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나, 표현하고 싶고 표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 질문은 거시적으로 이야기 할 수도 있고, 가까운 걸로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큰 카테고리를 놓고 이야기 하자면, 일단은 공간이다. 우리가 보는 스페이스를 어떤 방식으로 해석 해야 되는가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예술가는 어떤 걸 바라보고 표현해야 하는가'에 대해서가 지금 작업하는 것에 있어서 큰 축이 됐다. 

▲ 오랜 기간 일을 해왔는데, 가장 기억나는 작품이 있는가

-많은 작품들을 봐왔다. 모두 좋은 작품들이다. 그 중에서 하나 꼽자면, 2007년도 이탈리아의 한 비엔날레에 참석했는데, 당시 시그마 폴케라는 독일작가의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예술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에너지라는 힘을 받기 쉽지 않은데 무언가 힘을,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구나 라는걸 그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알았던 것 같다. 압도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플액션_SIMPLE ACTION_Installation View_ wood, sliver sprey, canvas on acrylic, variable size, 2017
심플액션_SIMPLE ACTION_Installation View_ wood, sliver sprey, canvas on acrylic, variable size, 2017

 

▲아쉬웠던 작품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작업을 오랜 기간 했어도, 작업을 하다 보면 항상 아쉬운 느낌이 든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진행형이고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게 언제나 완벽하게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항상 점검을 한다.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어디까지 이뤄냈고, 얼만큼 걸어왔고, 어떤 것이 부족했는가에 대해서. 이런 점들을 항상 돌아본다. 

 

▲하고 싶은 작품이 있었나, 아니면 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

-하고 싶은 작품은 무언가 작업을 조금 더 확장하고 싶다. 전체적인 공간을 다루는 회화 작업을 해보고 싶다. 공간이란 것은 전부 면을 갖추고 있다. 그 '면'들이 결국에는 중력에 있어서 기하학 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거고, 그래서 나는 무언가 속해있는 그런 관계가 아닌 이런 것들을 다 뒤섞여, 혼재 되어있는 그런 작품, 공간 자체를 만들어 보는게 지금 꿈꾸고 있는 작업 형태다.

▲준비하고 있는 것이나 앞두고 있는 목표, 바라보는 목표가 있다면

-일단은 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싶다. 작가로서는 프로젝트를 그냥 지금처럼 꾸준히 하는게 목표인 것 같다. 뭔가 목표를 큰 프로젝트를 생각해둔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저하고 만나서 이뤄지는 관계들 그런 것들이 되기를 바란다. 좀 약간 노마드같은 삶을 살고 싶다. 솔직히 제가 꿈꾸는 것은, 어떤 한 곳에 정체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공간들을 만나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것들을 찾고, 소스나 아이템을 얻어 다시 보여주는 것들이 앞으로의 꿈일 수도 있고, 로망일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얼터스페이스_Alterspace_Installation View_wood on acrylic, 2440x1220mm wood panel 8ea_variable size, 2017
얼터스페이스_Alterspace_Installation View_wood on acrylic, 2440x1220mm wood panel 8ea_variable size, 2017

▲오택관이라는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후발주자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있다면

-해주고싶은 말은 많다. 그런데 그건 전부 내 생각이라 '이렇게 해야된다', '그것은 하지 말아라'고 말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개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요즘 친구들은 여유가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작가라는거 자체도 사실을 일반적이지 않은 직업이기 때문이다. 지금 사회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이 살기 힘들기도 한데 거기서 미술과 예술 등을 작업 하는 친구들은 더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대범한 관점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작가가 많이 나올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들기도 한다. 

작가로서 각자 자신감을 가지고 내 생각이라던가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보고 긍정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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