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적폐는 사라져야"
[기자 수첩]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적폐는 사라져야"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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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포스코 차기 수장 선임이 코앞이다. 포스코 CEO 카운슬은 외부 추천 인사 검토 작업을 마무리 했다. 외부 추천을 받은 8명의 인사들은 내부 CEO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된 후보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포스코의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해야한다고 비판한다. 지난 4월 권오준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공정한 회장 선출을 위해 구성된 CEO 카운슬이 이사회 구성교체 없이 CEO를 선출하는 것은 또 하나의 적폐를 양성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왜 하필 이날인가?

포스코 CEO 카운슬은 오는 12일 18명의 사내외 회장 후보들을 5명으로 압축해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카운슬이 제안한 5명 내외의 후보를 오는 14일 심층면접하고 최종 1인을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멤버는 사외이사 전원(7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5명은 카운슬 멤버다.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친 최종 1인은 6월말 경 이사회 의결, 7월말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신임 포스코 회장으로 확정된다.

문제는 CEO 카운슬이 최종 후보 5명의 압축 절차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에 열고,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13일에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잡음으로 인해 시끄러운 상황에서 CEO 카운슬이 추천한 5명의 후보군이 초대형 이슈에 묻혀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14일에는 러시아 월드컵 개막으로 관심도는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 중단해야”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는 ‘포스코 미래 50년을 위한 제2차 긴급 좌담회’가 개최됐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칠승 의원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좌담회에서는 포스코의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권칠승 의원은 “현재 국민기업인 포스코의 큰 뿌리가 건강해지느냐 악화되느냐 두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정휘 바름정의경제연구소 대표는 ‘국민기업 포스코의 CEO 리스크 해소방안’이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내부 후보는 과거 적폐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고 외부 후보라도 정치권 영향력에 대한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포스코 CEO 승계카운슬 절차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소장은 “이사회 구성교체 없이 CEO를 선출하는 것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며 또 하나의 적폐를 양성하는 격”이며 “포스코는 ‘주인이 없는 기업’이 아니라 ‘주인이 다양한 기업’이며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이라도 CEO 선임절차를 중단하고 이사회를 재구성해 투명하고 정상적인 선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종 후보 누가 되나

포스코 차기 수장 최종 후보 5명에는 누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한 내부 후보로는 오인환, 장인화 포스코 사장, 최정우 포스코 켐택 대표,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 회장 선발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포스코 전 회장들이 모여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말이 나온다. 지목된 인물은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이다. 김 전 사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초·중학교 동문, 이낙연 국무총리와 고등학교 동문이다.

앞서 김 전 사장은 바른미래당이 공개적으로 지목한 바 있다. 카운슬 멤버들에게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노 전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부산'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 때문에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오인환, 장인화 사장은 권오준 회장 밑에서 임명됐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권회장이 중도 퇴임하는 와중에 권 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기존 인물을 새 회장으로 이어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순실 세력의 청탁을 거부 했다가 한직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의 복귀 가능성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 CEO 카운슬은 머리가 아플 전망이다. 사내 후보를 선택하면 ‘적폐’라 비판 받고 사외 후보를 선택하면 ‘정치권 낙하산’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포스코가 연루된 의혹을 제대로 밝히려면 외부 인사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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