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부회장, 실적하락-中공장지연 '이중고'...구광모 체제 눈 밖?
한상범 부회장, 실적하락-中공장지연 '이중고'...구광모 체제 눈 밖?
  • 이남경
  • 승인 2018.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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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 감소, 재고 확대 등 공급과잉
- 광저우공장 승인 미뤄져...공장 가동 늦어지고 있는 상황
LGD 한상범 부회장
LGD 한상범 부회장

 한상범 부회장이 이끄는 LG디스플레이가 주춤하고 있다. 실적하락으로 인해 6개월째 주가하락세는 물론 중국 공장 가동이 스톱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무게추가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LGD의 대응이 늦은 만큼 하반기 주가반등이 따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중국 상무부가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공장 구축 건을 놓고 승인을 내려야 하는데 진행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에 앞으로 구광모 상무체제로 넘어갈 때 한상범 부회장이 밀려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상범 부회장은 1955년 6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용산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LG반도체에 입사한 뒤 미국 스티븐스대 대학원에서 금속공학 석사학위,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입사 후 LG그룹이 정부 주도의 빅딜에서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기자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인 LG필립스로 이동해 IT사업부장과 TV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아울러 그는 중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글로벌 1등 사업으로 이끈 대표적 인물이다. 이에 힘입어 한 부회장은 12년 대표이사에 부임해 LG디스플레이를 6년 째 이끌어 오고 있다. 특히 그는 취임 이후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양산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3년에는 대형 OLED 양산을 결정했으나 수율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뒤따랐다. 하지만 데이터 간 연관 분석을 통해 공정이나 설비 이상을 조기에 감지해 품질을 높여 세계 최고 수준의 수율을 확보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이 OLED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 LG디스플레이의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었다. 이것은 모두 한 부회장의 선제적 투자 덕이었다.

아울러 한 부회장의 빠른 결단으로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2분기부터 지난해까지 2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확고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에 그는 2015년 11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이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2017년 11월에는 2021년까지 3년의 임기를 재차 받았다.

하지만 이런 한 부회장에 위기가 찾아왔다. 현재 OLED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실적하락으로 인해 LG디스플레이는 적자로 변했다. 패널 출하량 감소와 함께 재고가 증가해갔다. 또한 중국 광저우공장 구축 건이 미뤄져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원래 일정대로면 지난 5월 말 승인이 났어야하나 아직까지도 승인이 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계속되는 악재로 LG디스플레이의 주가하락이 따랐고,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 부회장이 LG그룹 내에서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하락세

지난 4월 LGD의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이 10% 넘게 감소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LCD 공급 확대 속에 재고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7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 대형 패널 출하량은 전월 대비 11.6% 감소한 6471만대다. 또한 LCD TV향이 7.9% 감소한 2163만대, 노트북이 6.6% 감소한 1443만대, 태블릿이 20% 감소한 1716만대, 모니터가 8.8% 줄어 1149만대를 기록했다. 아울러 4월 재고수준은 일수 기준 4.01주로 지난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 이어 5~8월 평균 재고는 4.4주로 최근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LCD TV 패널은 일부 중국 업체들이 가격만 낮추면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봐 높은 가동률을 유지한 채 원가 이하까지 가격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특히 32인치 패널 가격은 40달러 이하에서 거래됐다. 이에 6월부터는 전 패널 가격이 원가 이하로 낮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고는 쌓이고 있으나 패널 가격은 원가 이하로 낮아질 위험도 있어 적자폭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LG 디스플레이의 2018년 2분기 실적은 매출액 5.8조 원, 영업적자 1260억 원으로 예상됐다. 1분기보다 매출은 2.1%, 영업적자는 23.4% 늘어나 영업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월드컵 개최 등 스포츠 이벤트에 따라 TV부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다“라며, "지속적 LCD TV용 패널가격 하락과 원 달러 환율 상황이 좋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2분기 LCD패널 수익성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발 악재 겹쳐

이어 설상가상으로 중국발 악재까지 겹쳤다. 이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까지 놓였다. 중국 상무부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구축 건을 놓고 승인을 미루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중국 정부가 승인 조건으로 OLED 제조 기술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에 알려지며, 기술 유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5월 말에 원래 승인이 내려져야했으나 2주 정도 미뤄져 6월 안으로 승인이 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광저우 공장 가동이 늦어져 LCD에서 OLED로 전략 변경이 늦어지게 됐다. 광저우 공장에서는 파주와 같은 8.5세대 대형 OLED 패널을 월 3만장 생산할 계획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구축이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시선이다. 하지만 승인이 나더라도 중국에 공장을 짓는 해외 회사에 기술 이전 요구가 계속 된다면 한-중사이의 ‘통상마찰’로 번질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위기’ 속에 계속 머물러 있고 하반기에도 반등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비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 부회장이 LG그룹의 구광모 상무 체제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런 부분에 대답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는 맞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개선하려는 노력 중에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평소 한 부회장은 “1등이 아니면 분하지 않느냐”며 강력한 승부욕을 내비친 바 있다. 그렇기에 한 번 시작한 사업에는 끝장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한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에서 하루 빨리 기술력을 높이고 중화권 패널회사 등으로 고객사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어 OLED TV패널 기술 개발이 밝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주력하고, 지속해서 독점가능한 구조를 만들 필요성도 제기 됐다. 이 때문에 한 부회장의 강력한 승부욕을 통해 다시 강한 리더십을 보여줘 실적 반등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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