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LS산전 회장, '오른팔?' 성희롱 논란에 곤혹
구자균 LS산전 회장, '오른팔?' 성희롱 논란에 곤혹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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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사측이 사건 축소 및 은폐하려는 행보...권고사직 두려워 말하기도 힘들어"
구자균
구자균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구자균 LS산전 회장이 곤혹스럽다. 사내에 성희롱·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가 폭로된 것.

지난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따르면 LS산전 산업자동화 해외사업부 임원 A씨가 수십명의 여직원들에게 성희롱 및 폭언을 했다는 폭로글이 연이어 게재됐다. 가해자로 알려진 임원 A씨는 구자균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인물이다.

임원 A씨는 평소 직원들에게 욕설과 막말 등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한 한 여직원이 허리가 의자에서 스트레칭을 하면 ‘그걸 왜 여기서 하냐. 나가고 싶어 미치겠냐’, 점점 배가 나오자 ‘너 이거 지방덩어리지. 살 좀 빼. 이 지방덩어리야’, 회의 중 입덧 중이라 표정이 일그러지면 ‘내가 웃기냐? X발 피곤해? 나갈 거면 빨리 꺼져’ 등 폭언을 했다.

A씨는 여직원들을 비교하기까지 했다. A씨는 ‘다른 여직원은 가슴이 좀 있는데 너는 뭐냐. 어떻게 좀 해봐라’, ‘니 면상은 왜 그 꼴이냐. 다른 여직원이 너보다 낫다’고 외모 비하와 성희롱을 일삼았다.

아내가 A씨의 부하 직원이었다는 남직원은 “아내와 결혼한지 몇 년 지나고 아기를 가졌는데 그동안 (A씨가 아내에게) ‘왜 애 안 가지냐. 밤에 무슨 문제 있냐’, ‘남편이 딴짓하고 다녀서 그런 거다’, ‘니가 섹시하지 않아서 그렇다’ 등 말을 했다고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제 아내 같은 사람들이 아무 말 못했던 것은 그 사업부장을 회사 로열패밀리들이 밀어주고 보호해줘서 결국 피해보는 것은 자신들이라고 한다“며 “정말 화가 나지만 저희 부부만 피해보고 권고사직 될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LS산전의 행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등 회사차원의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미투 피해자들을 회유하거나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A씨가 구 회장의 오른팔이라는 것 때문에 수십명의 피해자들 중 일부는 불이익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LS산전 한 직원은 “권고사직 등 인사상 불이익이 두렵다. 사측에서 사건을 조용히 넘기려는 모습이 훤하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LS산전 오너일가는 A씨를 보호해주고 있는 것 같다. 회사 측은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들을 신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사내에서 피해자들을 색출하거나 입막음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LS산전 홈페이지에 위치한 LS윤리규범 4장 ‘임직원의 기본윤리’에는 직장 내 성희롱 방지가 포함돼 있다.

LS윤리규범에 따르면 ▲자신의 언행이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 항상 조심하여야 한다.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성희롱으로 인해 회사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인격이 침해 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고 명시돼있다.

LS산전은 국내 대표적인 모범 대기업으로 손꼽혀온 LG와 연관이 많은 기업이다. 윤리규범만 보면 LG처럼 모범적인 기업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A씨의 행태와 사측이 사건을 은폐 또는 축소하려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한 것이다.  

본지는 LS산전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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