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셀트리온, 복제약시장 강적나타났다...'긴장'
삼바-셀트리온, 복제약시장 강적나타났다...'긴장'
  • 이남경
  • 승인 2018.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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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제약사들, 신약 개발 생산하며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로 빠른 성과내
-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 올 초 회계논란부터 글로벌제약사 등장까지 '악재'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바이오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등 바이오거품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또 한 번 위기가 생긴 것이다.

바이오 복제약은 가격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절반 이하로 저렴하면서도 비슷한 효능을 내는 제품이다. 이전 해외 상위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신약개발에 집중해 그동안 복제약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최근 유럽 등지에서 복제약이 원조 의약을 꺾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이오 복제약 개발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의약품 전문조사기관인 IMS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기업은 각각 9건, 4건의 바이오 복제약 판매 승인을 받았다. 아울러 오는 2020년까지 특허 만료를 앞둔 의약품이 20 여 개에 이르고, 각 국이 약가 인하 정책을 펼치는 중이라 앞으로 글로벌 제약 기억들의 복제약 시장 진출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제약사들의 시장 선점 또한 유리하다.

무엇보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최근 ‘바이오 거품논란’과 규제불확실성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기에 앞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글로벌 제약사의 기술력’

바이오 시장에 뛰어든 대표적인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의 ‘화이자’,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 바이오 신약 전문 기업 ‘암젠’, 프랑스 ‘사노피’ 등이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인 ‘레타크리트’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글로벌 매출 상위 10위 내 바이오 의약품 5종의 복제약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도 지난해 8월과 11월 각각 FDA와 EMA(유럽의약국)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복제약인 ‘실테조’의 판매 허가를 받은 상황. 미국에서는 현재 표적 항암제 복제약의 임상 시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는 중이다.

또한 바이오 신약 전문 기업 암젠은 지난해 항암제 아바스틴의 바이오 복제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약은 미국에서 판매 승인까지 받았다. 이어 올해 미국과 유럽에서 유방암 치료제 복제약의 허가도 받을 예정으로 계속해서 복제약 개발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사노피는 지난해 9월 FDA로부터 당뇨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애드멜로그'의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보여줬다.

이와 같이 글로벌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생산하며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가 바이오 복제약 시장에서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던 이유다. 무엇보다 한국 기업들에 비해 자금력도 막강하고, 연구비가 가장 많이 필요로 한 임상 시험에서도 2배 많은 테스트 환자를 모집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임상환자가 많다는 것은 매출과 직결되는 의약품의 신뢰도가 높아져 유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한국 기업들에게 글로벌제약사들의 복제약 시장 진출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또 하나의 플러스 요인: 美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미 트럼프 정부가 바이오 복제약 처방을 장려하고자 약값 인하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 11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압박하고 있는 과도한 약값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며, 바이오시밀러 육성을 담은 제약 산업 정책을 발표했다. 결국 이것이 바이오 제약 붐을 부추기는 것으로 이어졌다.

탄탄한 글로벌 영업망을 갖춘 해외 제약사들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유럽의 복제약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좋아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그동안 바이오 복제약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 ‘계속되는 바이오 논란 속 국내기업’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올 들어 회계 처리 논란, 과도한 규제, 시장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먼저 제약·바이오 업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연구개발(R&D) 비용 처리 문제다.

국내기업들은 관행적으로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 신약 R&D 비용을 대거 자산으로 잡았다. 이에 회계상 비용을 줄이고 자산을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런 의혹 속 금감원이 나서 회계 관행을 바로 잡고자 나섰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은 곧바로 회계 처리 방식 변경에 나섰고, 이로 인해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타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차바이오텍이 지난 3월 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고 한국거래소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큰 충격을 줬다.

또한 규제불확실성과 시장불확실성도 한 몫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규제가 대표적 이중 규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아도 실제로 판매하기 위해선 신의료기술평가를 또 받아야하는 것이다. 아울러 바이오 기업들은 산업 특성상 신약 개발이나 기술 수출 등의 성과를 내기위해 수년간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 이에 적자 기업이어도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많은 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해왔다. 하지만 IPO 관문인 기술특례상장문이 좁아지며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글로벌제약기업들이 복제약 개발에 나서며 관련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의약품 전문 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반에 따르면 바이오 복제약 시장은 오는 2025년에 663억 달러(약 71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에 글로벌제약기업들의 등장에 국내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가능성 역시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바이오 복제약은 제품별 성능에 큰 차이가 없기에 국내 기업들이 복제약 제품군 다양화와 시장 선점만 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으로 국내기업들이 글로벌제약사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떠한 행보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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