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아이리버’로 카카오M 이제욱에 맞선다
SK 최태원, ‘아이리버’로 카카오M 이제욱에 맞선다
  • 이남경
  • 승인 2018.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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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자회사 아이리버로 음원 플랫폼사업으로 재진출
- 카카오M-카카오합병으로 1위 굳힐까, 아이리버가 치고 올라올까
(좌) SK 최태원 대표/ (우) 카카오M 이제욱
(좌) SK 최태원 대표/ (우) 카카오M 이제욱

SK 최태원 회장이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음원 플랫폼 사업에 다시 한 번 뛰어들었다. 이는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한 지 5년만의 재진출이다.

최 회장은 SK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 없이 멜론을 통해 음악 서비스를 연계해왔다. 이는 지난 13년 공정거래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전량 매각했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은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67.5%를 가지고 있었으나 남은 지분 32.5% 확보 대신 결국 매각을 결정했다.

이후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은 홍콩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2972억원에 팔렸다. 하지만 2016년 홍콩 사모펀드는 카카오에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000원에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도 SK는 멜론 매각에 대해 ‘아쉬운 실수’로 남아 있다.

그랬던 SK의 최 회장이 최근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다시 음원플랫폼에 재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이리버는 음원플랫폼시장이 흥행하기 전, MP3플레이어 시장을 주도한 대표적인 업체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아이리버하면 ‘mp3’를 떠올릴 만큼 엄청난 흥행을 이끌었던 주역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과 음원플랫폼 활성화로 스트리밍서비스가 유행하자, MP3를 들고 다니는 이들이 줄며 MP3가 시장에 설 수 있는 입지가 좁혀졌다. 물론 아이리버 역시 이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14년 최 회장이 아이리버 인수를 했다. 아이리버를 통해 올해 음반과 디지털 콘텐츠 공급·유통 사업에서 재기를 노리는 움직임을 보이며 아이리버의 부활에 시동이 걸렸다.

이를 증명하듯 17일 공시에 따르면 아이리버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11억7600만원에서 5억4600만원으로 53%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8억원에서 289억원으로 145%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지난 8일에 6760원까지 떨어졌었던 주가는 현재(18일 12시기준) 전날보다 3.24%오른 7640원의 수치를 보여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리버는 지난 1월 모회사 SK텔레콤을 통해 SM과 JYP,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음원 유통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2월에는 SM에서 음반, 디지털 콘텐츠 공급 및 유통권을 넘겨받는 등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고음질 음원 전문 플랫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아이리버는 SK텔레콤과의 시너지 발휘가 충분히 가능하다. 이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봤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아이리버가 MP3로 유명했기에 음원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리기에 오래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최 회장은 음원플랫폼으로 아이리버를 정착시키기 위해 그루버스의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고음질 음원 유통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에 고음질 음원 전문 플랫폼의 등장 가능성도 돋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나 연구원은 “차별화된 음원 서비스를 추구하는 매니아층이 점점 확산됨에 따라 향후 고음질 음원 전문 플랫폼의 등장 가능성도 있다”며 “아이리버는 모회사인 SK텔레콤과의 시너지 발휘도 충분히 가능한 만큼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능성으로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아이리버로 지난 멜론을 팔고 후회하던 날을 잊고 음원플랫폼부문에서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 디지털 음원 플랫폼회사들 사이에서 부동의 1위는 카카오M(멜론)이 버티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지난 17일 카카오와 카카오M이 합병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M(멜론)의 합병의 효과는 제한적이며, 아이리버나 다른 음원플랫폼들이 1위 자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는 음원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이리버가 멜론을 이길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는 것이다.
 
현재 음원 플랫폼 1위는 멜론으로 음원플랫폼 시장을 독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닐로-지나오다’의 불법매크로 사건과 인기차트, 5분 차트 등의 차트제도 과열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원 전송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 검토 중으로 수익배분 등의 문제로 이용요금을 올리겠다는 얘기가 나온 바 있어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멜론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지고, 차라리 다른 음원 플랫폼을 이용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베스트투자증권 황현준 연구원은 “SK텔레콤이 계열사 아이리버를 통해 엔터테인먼트회사들과 손잡고 음악 콘텐츠사업 진출을 발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 사업자의 출현은 카카오M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 연구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원 전송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카카오M에 불리한 수익 배분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라며 “다만 카카오M은 그동안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멜론의 견고한 시장 지배력을 지켜왔다. 문체부의 징수규정 개정에 따라 가격 인상이 함께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살펴야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카카오 합병과 관련 신영증권의 장원열 연구원은 “카카오의 연결 손익계산서에는 카카오M의 비지배 지분에 대한 비지배주주순이익이 존재한다. 합병 이후 지배주주순이익에 반영 예정이다. ‘18년 추정치 기준으로 지배순이익 약 17% 상승 영향이 있겠다”고 하며, “카카오M 가치를 기 반영했기에 주가 상승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향후 카카오M의 음악 및 영상 사업별도 법인 설립으로 콘텐츠 역량 강화 시, 기존 부족했던 제작 능력 확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고 밝혔다.

즉, 앞으로 음원플랫폼 경쟁이 심화되어 가고 있기에 카카오M 역시 콘텐츠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아이리버의 성장가능성이 큰 상황에 음원플랫폼 진출이 카카오M에 대적할 수 있을 가능성 역시 크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음원플랫폼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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