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항공 직원들은 왜 노조에 뿔이 났나
[기자수첩] 대한항공 직원들은 왜 노조에 뿔이 났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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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대한항공 직원들이 노조의 결정에 뿔이 났다. 대한항공 노조가 조현아 땅콩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을 노조에서 제명시켰기 때문이다. 앞서 노조 측은 박 전 사무장이 노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노조의 결정이 조양호 일가의 갑질과 다를 바가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지난 15일 대한항공 노조는 운영위원회를 열고 노조 규약 위반과 명예 훼손 등을 이유로 박창진 전 사무장의 노조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박 전 사무장이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항공 노조를 ‘어용노조’라고 비판하며 조양호 일가와 짜고 한다는 등 노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 이유다. 박 전 사무장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한항공에 노동조합은 ‘대한항공 노동조합’, ‘조종사 노동조합’, ‘조종사 새 노동조합’ 등 3개다. 대한항공 직원 2만여명 가운데 1만1000여명이 가입한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노조가 회사에 임금 협상을 위임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박 전 사무장을 제명시킨 노조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 익명 채팅방에서 노조의 행위를 비판하며 탈퇴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 A씨는 “노조가 박 전 사무장을 제명한 것은 어용노조라는 스스로 보여준 셈이다. 노조의 이런 행태 때문에 조양호 일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고 지적했다.

권수정 전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은 “회사는 열심히 살아온 노동자들을 자괴감에 빠지게 하고, 힘들 때 옆에 있어 주지도 않았던 노조는 회사랑 싸우는 노동자를 제명한다”며 “이래서 일하는 사람들이 뭉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민주 노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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