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이재용 경영승계 뇌관 ‘삼바’처리 내일...‘삼성 개혁’ 시작되나
금융위, 이재용 경영승계 뇌관 ‘삼바’처리 내일...‘삼성 개혁’ 시작되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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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이재용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정치권과 재계의 시선이 금융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오는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로직스) 분식회계 감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로직스가 분식회계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다.

내일 열리는 로직스 분식회계 감리는 '예선전'이다. 감리위원회 자문 의견을 듣고 실제 조처를 내리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관이라 불리는 이유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로직스 분식회계 감리’가 곧 문재인 정부와 금융당국의 ‘삼성 개혁’ 의지라는 말까지 나온다.  

정치권은 금융당국이 ‘삼성 개혁’의지를 내비추지 못할 경우 국회 차원의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판단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감리위원회는 ‘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해 대심제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대심제는 양측의 입장을 듣고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다. 금감원과 로직스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로직스 분식회계의 핵심 쟁점은 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기 이전인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 가치를 부풀렸다는 것에 있다. 로직스는 2016년 11월 상장 이전에 2011년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냈다. 그러나 2015년 1조 9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로직스는 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에피스의 기업가치는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바뀌었다. 적자에 허덕이던 로직스가 2조원대의 이익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로직스는 2015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져 회계처리 기준을 바꿨다는 입장이다.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성과가 가시화하자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해 에피스를 지분법 회사로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현재 에피스 지분 5.4%를 보유한 바이오젠은 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다. 실제로 콜옵션 권리를 행사하면 로직스의 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50%+1주'로 낮아져 지배력이 약해진다.

그러나 금감원은 로직스의 에피스 지배력은 오히려 강화돼 갑자기 회계처리를 변경한 것은 일관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로직스의 에피스 지분율은 2012년 설립 당시 85%에서 현재 94.6%로 확대됐다.

로직스가 2012년 바이오젠과 콜옵션 관련 계약을 맺었지만 공시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회계처리를 변경한 2015년 감사보고서에도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2016년 감사보고서에야 바이오젠의 콜옵션 권리를 언급했다.

로직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 뇌관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직스의 분식회계가 2015년 7월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있고 이에 따라 분식회계 고의성이 충분히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인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과정에서 자산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 유리한데 제일모직이 가진 로직스 지분가치를 높이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로 인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됐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볼 손해를 로직스의 성장성 등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사실도 이미 밝혀졌다. 로직스 가치를 부풀려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과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로직스 지분 가치를 6조5520억원으로 평가했지만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1조5200억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의뢰를 받은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은 제일모직의 로직스 지분가치를 각각 8조9400억원과 8조5600억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연대는 "두 회계법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렇게 고평가하지 않았다면 1 대 0.38에서 1 대 0.41 수준의 합병비율 평가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감리 결과가 의혹을 해소 하지 못할 경우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총수의 최대이익을 위해 회사에 최대 손실을 끼친 일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며 “만일 금융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위원회의 심리 결과가 이러한 의혹들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정무위를 통해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 사회의 핵심 적폐인 정경유착에서 금융위원회도 자유롭지 않다”며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선 책임 당사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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