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박병석, 하반기 국회 '얼굴' 누가될까
문희상-박병석, 하반기 국회 '얼굴' 누가될까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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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하반기 국회의장 박빙승부... 한국당 "혹시" 일말 기대도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가 다가왔다. 정세균 의장의 후임자를 뽑는다. 지금까지 다수당이 낸 후보가 국회의장을 맡은 게 관행이었다. 민주당에서 문희상·박병석 의원이 출마한다. 변수는 존재한다. 다수당이 국회의장을 맡으라는 보장은 없다는 반발이 야권에서 나온다. 실제로 야 3당이 뭉치면 과반수를 차지한다. 문재인 정부 중반을 함께 할 국회의장 후보들을 분석한다.

민주-한국 7석에서 5석차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을 놓고 여야의 물밑싸움이 치열하다. 5월 11일 현재 국회 의석은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재석 292석으로 줄었다. 정당별 의석은 더불어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114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대한애국당 각각 1석, 무소속 5석이다.

변수는 하나다. 14일까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현직의원 4명의 사직서가 처리되는 지다.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충북 제천·단양을 포함해 8곳이다. 지선 출마로 사퇴한 민주당 양승조(충남 천안병)·박남춘(인천 남동갑)·김경수(경남 김해을), 한국당 이철우(경북 김천)의원의 사직서가 처리되면 12곳으로 늘어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예정임을 밝혔다. 결국 정의당에 이어 캐스팅 보트를 가진 민주평화당이 본회의 참석 입장을 밝히면서 진통 끝에 국회의원 4명의 사직서는 14일 처리됐다. 여야는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 예산안을 18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재석은 288석(민주 118, 한국 113, 바른미래 30, 민평 14, 정의 6, 기타 7)으로 줄어든다. 국회법에서 국회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고 규정한다. 145석이 필요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그리고 친야 성향 무소속 3명(조원진·이정현·강길부 의원)을 합치면 146석이다. 하지만 친박계 좌장이던 최경환 의원(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서청원 의원의 측근인 이우현 의원이 지난 1월 구속돼 재판 중이다. 바른미래당에는 민주평화당 활동을 하는 비례대표 3총사(박주현·이상돈·장정숙)가 있다. 결국 가능한 숫자는 141석으로 과반수에 못 미친다.

민주당 2파전, 문희상 vs 박병석
민주당 경선은 사실상 문희상·박병석 의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당초 출마를 검토했던 이석현(6선)·원혜영(5선)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굳혔다.

이석현 의원은 “의장직에 도전하는 일을 2년 후로 미루고자 한다”고 불출마를 선언했고, 원 의원도 “집안 잔치에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희상(6선·경기 의정부갑), 박병석(5선·대전 서구)의원.
더불어민주당 문희상(6선·경기 의정부갑), 박병석(5선·대전 서구) 의원.

문희상 의원은 1992년 14대 총선부터 15대를 제외하고 의정부에서 6선을 한 여권의 대표적인 중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쳐 2005년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장, 2013년과 2014년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냈다.

문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 역정을 함께 한 ‘동교동계’ 출신이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도 역임해 친문과 동교동을 아우르는 몇 안 되는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지난 18대·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뛴 인물이다.

박병석 의원 역시 5선의 중진의원이다. 19대 국회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정권 창출에 힘을 보탰다.

박 의원은 언론인 출신이다. 23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김대중 정부 때 정계에 투신해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시작으로 대전 서구에서 16대부터 20대까지 당선됐다.

두 의원은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동료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국회의장으로서의 비전과 포부를 밝히고 도움을 요청한 걸로 전해졌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원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지지층이 겹치는 문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박 의원의 경우 충청권 출신이고 계파색이 없다는 점이 경선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혹시?” 김무성·정갑윤 물망
국회의장은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통해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선출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원내 다수당이 맡는 것이 관례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면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근거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이 연합해 야당 국회의장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당도 내심 그런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선 국회의장 자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 한국당 내 다선 의원 중 5선은 심재철·원유철·정갑윤·이주영 의원 등 4명이고, 김무성 의원이 6선, 서청원 의원은 무려 8선이다.

선수로 보면 국회의장 후보는 단연 서청원 의원이지만 친박 좌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어 힘들다는 평가다. 김무성 의원은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으로 넘어간 후 한동안 잠잠하던 김 의원이 최근 들어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고 국회의장직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은 인물은 정 의원과 같은 5선 의원 4명인데, 심재철 의원은 현재 국회부의장이기 때문에 일단 대상에서 제외되고, 원유철·이주영 의원은 정 의원보다 나이가 적다. 거기에 원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다. 결국 5선 중에선 정갑윤 의원이 유력하다.

재적 과반수 필요한 국회의장 선출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삼부요인이다. 국가 의전서열 2위다. 법안 직권 상정 권한도 가지고 있다. 국회의장은 출석의원의 수와 상관없이 재적의원의 과반이 찬성하여야 선출된다(국회법 제15조).

국회의장의 임기는 2년이며 정세균 의장의 임기는 2018년 5월 29일까지다. 2018년 5월30일부터 2년 동안 20대 국회를 이끌어 갈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전반기 의장 임기만료일 5일 전인 5월24일 이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다시 선출해야 한다.

누가 과연 하반기 국회를 대표할 얼굴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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