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삼성증권發 증권사 압박 나서나
금융당국, 삼성증권發 증권사 압박 나서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모럴해저드 사건 이후 증권업계의 신뢰가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삼성증권뿐만 아니라 다른 증권사에도 ‘모럴해저드’와 비슷한 사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들이 계열사에 용역을 주고 시스템 부실을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회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 사항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부당지원은 사업자가 부당하게 계열사 등에게 경제상 이익이 되도록 자금·자산 등을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삼성증권은 삼성SDS와 91%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5년간 전체 전산시스템 위탁계약의 72%에 해당하는 2514억원을 삼성SDS와 체결했다.

삼성SDS는 IT서비스와 물류 BPO 2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시스템통합업체(SI)다. 삼성SDS는 지난해 IT서비스에서만 매출액 51조2963억원을 벌었다. 이중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은 9조2063억원이다.

공정거래법 23조 1항 7호에 따르면 정상가격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또는 거래상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회사를 매개로 거래할 경우 부당지원행위로 규정된다. 삼성증권과 삼성SDS의 내부거래는 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삼성SDS의 내부거래는 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저해성 요건에 대해 별도의 입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5월 다우기술과 302억원 규모의 IT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역대 최고 규모이자 지난 2006년 5월 체결했던 61억의 약 5배에 해당한다.

키움증권의 특수관계사 간 내부거래 규모는 상당하다. 지난 9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계열사 간 매출 및 매입 규모는 지난해 4분기 613억원으로 전분기 562억원에서 약 8% 늘었다.

매출은 전분기 7억1892만원에서 6억8352만원으로 줄어든 반면 매입은 555억원에서 606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같은 시기 다우기술은 키움증권을 통해 517억원의 수익을 냈다. 다우기술은 9일 기준 키움증권의 지분 47.70%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문제는 키움증권이 계열사에 1000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예외는 아니다.

앞서 공정위는 최근 한화그룹의 한화S&C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현장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IT 서비스 업체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15년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화투자증권이 시스템 통합 관련 업무를 한화S&C에서 IBM으로 바꾸게 되면 내부거래 규모가 300억원에서 121억원으로 줄게 된다”며 “내부거래 규모를 축소할 경우 비용을 30억원 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0월 옛 한화S&C를 물적분할하고 신설법인인 한화 S&C의 지분 44.6%를 사모펀드인 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다만 이는 한화그룹과 한화S&C와의 일감 몰아주기 양태를 정조준한 공정위의 조사를 피하려는 방편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IT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여전하다”며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살아남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