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게임업계 떠오르는 태양인가?... 현실은 '암흑투성이'
드라마 속 게임업계 떠오르는 태양인가?... 현실은 '암흑투성이'
  • 이남경 인턴기자
  • 승인 2018.0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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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드라마의 인기직업으로 급부상하는 게임개발자
- 넥슨, 넷마블 등으로 알아본 게임업계의 현실, 과연 드라마 같은가.
NC소프트를 배경으로 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남자주인공 박형식.[사진=jtbc 힘쎈여자도봉순 홈페이지]
NC소프트를 배경으로 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남자주인공 박형식.[사진=jtbc 힘쎈여자도봉순 홈페이지]

최근 드라마에서 게임 업계와 관련된 직종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드라마 속 게임업계는 자유로운 환경, 밝은 미래와 창의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 등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실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드라마를 통해 게임업계의 지나친 환상을 심어주기 좋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전에는 드라마 속에서 재벌 3세, 대기업 임원, 변호사, 의사, 경영인 등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업체의 위상이 높아지고,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나타내며 게임업계와 관련된 직종이 자주 등장함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힘쎈여자 도봉순’의 주인공 박형식은 안민혁 역으로 ‘NC소프트’를 배경으로 게임 개발자이자 CEO역을 맡았었다. 또한, ‘운빨로맨스’에서는 남녀주인공 모두 프로그래머 겸 기획 마케터 황정음은 심보늬 역과 게임 개발사 대표 류준열은 제수호 역을 맡았다. 이뿐 아니라 최근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정해인 역시 게임회사에 다니는 서준희 역을 맡았다. 드라마 속 이들의 업무환경에 시청자들은 게임업계하면 자유롭고 전망이 밝은 회사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최근 전병헌 e스포츠협회장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됐다. 이어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블루홀의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4차 산업혁명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이에 따라 게임 산업 전망이 더욱 크게 밝아졌다. 이 때문에 게임 업계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취업준비생들 역시 게임 제작이나 프로그래밍 등 게임회사 취업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마냥 밝을 줄 알았던 게임 업계는 현재 대부분 신작들이 나오나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하반기를 노리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넥슨과 넷마블은 1분기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신작을 통해 하반기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이번 달에 PC게임 '피파온라인4'와 모바일게임 '카이저'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전해졌다. 또 1분기에 잠잠했던 넷마블은 모바일 MMO게임 '아이언쓰론'을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은 올 1분기에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흥행으로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이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야생의 땅:듀랑고'와 '열혈강호M', '메이플블리츠X', '천애명월도' 등 모바일과 PC 게임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넥슨은 이에 하반기에 ‘피파온라인4’와 ‘카이저’를 통해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넷마블은 1분기 게임 신작 출시가 없어 1분기 매출은 5074억원, 영업이익 742억원으로 하락한 기록을 보였다. 이는 각각 전년대비 26.2%, 62.9% 떨어진 수치다. 이에 넷마블은 고퀄리티 3D 그래픽으로 중세 판타지 세계를 구현한 아이언쓰론을 이달 공개하며 하반기를 노리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들의 업무환경에 대한 불만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1년여 전 게임 개발업체 넷마블에서 노동자 3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이 있다. 넷마블측이 관행이라는 명목 하에 암묵적으로 연장수당 지급 없이 야근을 시키며 연장근로를 시켜 이들이 모두 과로사로 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넷마블은 모두 인정한 뒤 체불된 수당들을 모두 지급하고, 최근에 야근·주말근무 금지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역시 블라인드 뒤 새어나오는 불빛을 통해 아직도 암묵적으로 야근은 사라지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넷마블 같은 대형게입업체 외에도 10위 권 내의 게임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체들 역시 강제적 야근과 포괄근무제도에 대해 ‘국민청원’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의무화된다. 하지만 2020년이 돼야 의무 적용되는 직원수 300명 미만 중소·중견게임사에선 여전히 주 90시간이 넘는 과업이 요구되고 있어 이러한 불만이 나온 것이다. 이때문의 개발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야근도 암묵적으로 강제성을 띄고 있어 월 300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일을 하는 만큼 돈을 받는 것이 아닌 포괄임금제도로 인해 정해진 수당만큼만 받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 포괄임금제 탓에 일은 일만큼 하고 연봉 3000미만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실 속 게임 업계는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드라마 속의 환상이 생기고 위상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계속 되는 경쟁, 강제적 야근, 과로사 등 현실의 게임업계는 암흑 그 자체였다. 앞으로 이런 문제 속에서 게임업계의 위상은 높아져가는 현실에 어떻게 변화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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