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활...황제주서 국민주로 “사? 말아?”
삼성전자 액면분활...황제주서 국민주로 “사? 말아?”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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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30일부터 4일간 액변분할에 따른 거래정지에 들어간다. 액면분할 이후는 5만원대 주식(250만원 이상 유지 시)이 되기 때문에 액면분할 전에 살지, 아니면 후에 살지를 고민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은 액면분활을 위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4일부터는 액면가를 50대 1로 쪼갠 새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된다. 1주당 250만원을 넘나들던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이면 살 수 있는 국민주로 내려앉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액면분할 전이나 후나 매수해도 무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래도 액면분할 전에 사는 것이 낫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액면분할로 수급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경우엔 삼성전자 거래정지 기간이 짧아 아주 큰 리스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가 싸지면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수급이 개선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거래정지에 따른 충격이다. 기관투자자가 리스크 회피를 위해 거래정지 전 주식을 매도하거나 재상장일 주가 급변에 따른 시장 충격 등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오늘(27일)이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데다 남북정상회담 이슈가 있어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매각하려는 외국인 투자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들어 시장이 자꾸 출렁이다 보니 거래정지 리스크가 존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주가 변동은 액면분할 전후 관계없이 발생한다”며 “1~2주간 거래가 정지된다면 모를까 3일은 짧은 기간”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액면분할 이후 저렴해진 주가와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개인들의 매수 기회가 증가하고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며 “이 밖에도 전반적인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장기적으로는 주가 흐름도 좋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거래 정지로 인해 또 하나 부각되는 리스크 요인은 ETF에 있다. 우리나라 ETF의 20%가 삼성전자를 담고 있는데, 사흘간 삼성전자는 거래되지 않다 보니 ETF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손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인해 ETF 순자산가치 괴리율이 커질 수는 있지만 그 영향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액면분할이 삼성전자의 펀더멘털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나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액면분할은 개인 주주에게도 투자 접근성을 개선시키고 향후 강화될 주주환원의 수혜 범위를 확대시킬 전망”이라며 “액면분할은 펀더멘털과 무관하지만 거래량의 확대와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기업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18년 기준 6.4배 수준으로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며 “최대 실적 달성과 화끈한 주주환원 정책, 그리고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량 증가까지 더해진다면 더는 삼성전자를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대미문의 50대 1 분할이라는 점과 하반기 이익 개선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비중이 낮은 채로 5월을 맞이하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시황이 삼성전자 수급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경기에 대한 전망 자체가 좋기 때문에 향후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되면서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강호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삼성전자 반도체나 플렉서블 OLED 등 종합적인 시장 상황이 좋다”며 “반도체 시황이 앞으로도 좋아지는 것은 삼성전자 분기 실적과 펀더멘탈이 더 견고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5세대통신(5G)이나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관련 서비스 확대로 반도체 산업이 전반적으로 레벨업이 될 것”이라며 “단기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기회 요인을 분석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금리인상, 미중 무역 전쟁, 환율 등 외부 요인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됐다. 박원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수출 비중이 워낙 높아 환율 변동성이 조금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도 “분기별로 산업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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