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①] 현대차, 정의선 체제 굳히기...‘사익편취’ 논란 여전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①] 현대차, 정의선 체제 굳히기...‘사익편취’ 논란 여전
  • 손부호 한국증권경제 연구원
  • 승인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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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글로비스⋅이노션 지분축소 사익편취 규제 벗어나

- 3세대 정의선 부회장 유리한 지배구조 개편 승계 가속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지난 328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발표됐다. 현대모비스를 존속회사인 투자회사 및 핵심부품 사업과 신설회사인 모듈 및 AS 사업으로 인적분할한다. 이후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모듈 및 AS 사업부분이 합병된다. 결국 현대모비스(존속회사)를 지주회사로 하는 형태의 지배구조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이 보유한 (존속)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총수일가에게 매각한다. 이후 총수일가는 (합병)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기아차에 매각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를 통해 3세대인 정의선 부회장은 경영권승계가 확실히 굳어질 전망이다.

순환출자 해소

현재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4가지다. 첫 번째는 현대모비스(20.78%) 현대자동차(33.88%) 기아자동차(16.88%) 현대모비스로, 두 번째는 현대모비스(20.78%) 현대자동차(33.88%) 기아자동차(17.27%) 현대제철(5.66%) 현대모비스로, 세 번째는 현대모비스(20.78%) 현대자동차(6.87%) 현대제철(5.66%) 현대모비스로, 네 번째는 현대글로비스(0.67%) 현대모비스(20.78%) 현대자동차(4.88%) 현대글로비스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중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그룹은 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하여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현 상태의 지배구조를 가지면서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비용은 약 5.3조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몽구의선 부자에게 상담한 부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영향력 있는 지분을 가진 회사를 중심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오너에게 유리한 방향 개편

지난 328현대차그룹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이 발표됐다. 현대모비스는 인적분할 후 모듈&AS 부품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된다. 기아차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이 보유하게 될 (존속)현대모비스 지분 23.3%가 정몽구정의선 등에게 매각된다. 이후 두 부자가 보유한 (합병)현대글로비스 지분이 기아차에 매각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안은 특징이 있다. 순환출자 관계에 있는 회사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현대차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포함된 것이 아니다. 정몽구의선 부자가 현대차그룹의 지배를 위해 영향력 있는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한정됐다.

이런 방식으로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지배주주 입장에서 순환출자 고리 4개를 모두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에 유리한 구조로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지배회사라는 개념은 현행 지주회사와 법적 의미가 다르다. 개편안에 따른 존속 현대모비스는 법률상의 지주회사가 아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현재의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과도기적 형태다. 그러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순환출자 구조를 모두 해소할 수 있다.

출처 : 현대차 2018.2.28. 보도자료
출처 : 현대차 2018.2.28. 보도자료

 

현대글로비스 지분 축소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정몽구와 정의선이 100% 지분을 출자한 회사다. 설립후 현대차그룹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정몽구정의선이 50억원을 투자해 수조원대의 이익을 챙겼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2004년부터 그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4Whilh. Whilhelmsen ASA25%를 매각했다. 2005년에는 상장시 20% 지분을 일반공모 유상증자했다2007년에는 정몽구 회장의 8,400억원 사회환원 약속으로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사용된다. 횡령배임 등으로 기소된 정몽구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현대글로비스 주식 11.73%를 현대차정몽구재단(구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에 증여했다. 당시 시가로 약 6,500억 원이었다.

또한 손해배상 및 양도소득세 납부에 사용됐다. 2010년 주주대표소송 피소에 따른 합의 손해배상을 위해 현대자동차에 현대글로비스 지분 3.8%를 대물변제했다. 당시 시가로 1638억원 상당이었다.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 납부를 위해 1.09%를 매각했다. 당시 시가 약 470억 원이었다. 이로 인해 지분율은 40%대로 크게 낮아졌다.

교묘히 벗어난 사익편취 규정

2011년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정이 공정거래법에 신설된다. 현대글로비스에게 위기가 도래한다. 당시 현대글로비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2/3 이상이었다. 규제가 예상됐다. 그러나 정몽구와 정의선 부자는 이를 교묘히 회피한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30%에서 9주 모자라게 주식을 매각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로워진 것이다. 또한 일감 몰아주기 과세의 내부거래 비중 30% 요건도 회피했다. 이를 위해 국내 계열회사와의 거래를 줄이고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를 늘렸다. 추가로 내부거래의 계약당사자를 국내법인에서 해외특수관계인으로 변경했다.

328현대차그룹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발표로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지배구조를 확실히 구축한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9%를 모두 기아차에 매각한다. 대신 기아차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이 보유하게 될 (존속)현대모비스 지분(합계 23.3%)을 매입한다. 그 결과 총수일가 (존속)현대모비스 현대차 및 기아차 (합병)현대글로비스 구조의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이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해소된다. 결과 정부의 방침대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총수일가의 지분율 상장비상장 모두 20%로 통일된다. 간접지분을 포함하는 등 강화되더라도 정몽구정의선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의 가치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201150억원을 들여 설립한 후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총수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기회 유용 및 일감 몰아주기를 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다. 지분은 줄었지만 여전히 이익은 유지될 전망이다.

엘리엇의 저항, 주주친화정책 강화

현대차그룹은 328일 발표한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마무리 짓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발표안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모듈&AS 부품사업 신설자회사 부문과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 비율은 0.61 : 1로 책정됐다.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에 넘겨준다는 주주들의 저항 즉 엘리엇의 방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엘리엇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주식 10억달러, 1500억원어치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과의 면담에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규모 확대를 요구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적극 검토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총수일가가 보유한 (합병)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존속)현대모비스 지분 인수의 경우 총수일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의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분명 엘리엇은 주주친화적 정책을 강조하며 테클을 걸 가망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해 이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이노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2005년 설립된 이노션은 광고대행 및 광고물을 제작이 주 업무다. 정의선(40%), 정성이(40%), 정몽구(20%)30억 원을 출자하여 설립한 회사다. 현대차그룹의 광고를 전담했다. 그 결과 설립 3년 만에 업계 2위로 부상했다. 그룹 물량으로 1조원에 상당하는 이득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몽구 지분은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현대차정몽구재단에 기부됐다. 정의선도 지분 대부분을 정리했다. 정성이와 정의선의 보유 지분은 29.99%로 낮아졌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벗어난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내부거래 비율이 60% 이상으로 매우 높다. 정성이, 정의선은 이노션 지분을 각각 27.99%, 2.00%를 보유한 채 현대차그룹의 일감을 받아 이익을 추가하고 있다.

이노션은 또 다시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개선방안을 검토중이다. 현행 총수일가의 상장회사 지분 30% 이상, 비상장회사 지분 20% 이상으로 규제하던 기준을 모두 20%로 통일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3세 경영인에 대한 편법적인 사익편취 거래 및 회사기회 유용과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생기는 부당이득이 힘들어질 전망이다.

정의선 경영승계 가속화

 

지난달 28일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 발표로 정의선 부회장에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개편안에 따라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가 총수일가 (존속)현대모비스 현대차 및 기아차 (합병)현대글로비스 구조의 지배구조로 단순화된다.

정 부회장이 그룹 경영 승계를 위해선 그룹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총수 일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비스 지분 모두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후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 모두 총수 일가가 매각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기아자동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등 분할합병 이후의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된다고 밝혔다.

현재 정몽구의선 부자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각각 6.71%, 23.29%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지분은 정 회장이 6.96% 보유한 반면 정 부회장은 지분이 없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 매각으로 정의선 부회장이 확보하는 자금이 정몽구 회장보다 4배 이상 많다. 따라서 현대모비스 지분은 정 부회장이 높아질 가망성이 커졌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된다. 또한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경영승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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