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매각설 다시 수면위로...왜?
삼성증권 매각설 다시 수면위로...왜?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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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삼성증권 매각설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최근 112조원 규모의 배당사고를 내면서 모럴헤저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특히 금융당국 규제와 한국은행이 외화채권매매 거래를 잠정 중지하면서 최대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삼성증권을 매각시킬 시기를 엿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삼성증권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됐었다는 것이다.

기재부·한국은행 쌍으로 압박  

기획재정부는 13일 삼성증권의 국고채 전문딜러 자격 박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혓다. 1999년 제도도입 당시부터 국고채전문딜러로 지정됐던 삼성증권은 자격이 취소되면 국고채 입찰 독점참여의 권리를 박탈당할 수 있다.
  
기재부의 국고채권의 발행 및 국고채 전문딜러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김동연 경제부 총리겸 기재부 장관은 국고채 입찰시 담합, 국고채 유통에 있어 가장 또는 통정매매 등 국고채 시장의 질서를 현저히 저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 국고채 전문딜러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국고채 전문딜러가 금융투자업 관련 법령과 금융감독원의 금융감독규정 등의 중대한 사항을 위반해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으로부터 제재를 받거나 벌칙을 받는 경우 국고채 전문딜러의 자격을 정지 또는 취소할 수 있게 돼 있다. 통상 국고채 전문딜러 지정이 취소되면 국고채 예비 전문딜러로 강등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삼성증권과 외화채권매매 거래를 잠정 중지했다. 국내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한은 외자운용원이 외화채권을 사고팔 때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 수익을 올리던 업무를 삼성증권이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거래 대상기관’ 자체에서 제외시킬지 여부는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거래기관에 대한 정성적 평가 항목 중 하나로 금융사의 ‘신뢰도’가 포함돼 있어, 삼성증권의 이번 사고가 낳은 파장에 주목해 차후 평가에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업계에서는 한은과 기재부가 삼성증권에 대한 압박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재부가 조만간 삼성증권의 국고채 딜러자격을 박탈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고 사측에서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압박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중징계 가능성도

삼성증권 112조원 배당사고는 삼성그룹 모럴헤저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내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이 삼성증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이 금융계열사로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9일부터 삼성증권을 상대로 특별검사를 실시했다. 회사의 배당 착오, 임직원의 주식 매도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삼성증권은 3년간 신사업 진출 제한은 물론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제한됐던 발행어음 인가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삼성그룹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특히 삼성증권의 금융계열사의 그룹 내 영향력이 미미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 삼성증권이 매각될 수도 있다는 언급이 수차례 있었다.

삼성증권 왕따설

삼성생명은 지난 2014년 5월 삼성증권 자회사였던 삼성저산운용의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까지 모두 사들여 삼성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의 지분율을 늘리진 않았다. 금융계열사 지배구조개편에서 삼성증권이 왕따를 당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돼 있던 당시만 해도 삼성증권은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풀려나자 공격적 영업의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삼성증권이 삼성그룹 ‘눈엣가시’일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정치권의 지적으로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이후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경영을 내세웠다. 테스크포스(TF)를 신설해 관련 계열사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했다.

그러나 삼성증권 112조원 배당사고로 인해 허점을 드러냈다. 삼성그룹 금융경쟁력 제고 TF가 구성돼 있지만 관리·감독, 내부통제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이처럼 삼성증권은 삼성그룹에선 '걸림돌'과 같다는 지적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의 112조원 배당사고가 의도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삼성그룹이 삼성증권의 모럴해저드를 드러내 기업 이미지를 악화시켜 매각을 추진한 뒤 걸림돌을 제거하려했다는 의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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