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도 움직이게 만드는 힘, '워라밸'
대기업들도 움직이게 만드는 힘, '워라밸'
  • 이남경 인턴기자
  • 승인 2018.0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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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G, 복지 제도 개선으로 직원들 호평일색
- SK, 육아휴직부터 자율적 선택근무제까지


 직장인들은 회사를 다니며 눈치보느라 맘 놓고 휴가를 쓰지도 못하고, 매일같이 출‧퇴근 전쟁을 벌이며 소진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워라밸’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일과 삶의 균형이란 뜻으로 일‧가정 양립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점점 커지자 기업들도 하나둘 ‘워라밸’문화를 조성하는 분위기가 형성 되고 있다.

 지난 2월 잡코리아의 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기업 선택에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직원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기업’을 꼽았다. 2위로 꼽힌 기준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업’이었다. ‘연봉이 높은 기업’은 세 번째로 중요한 기준이었다. 이만큼 청년들은 돈보다는 복지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기업들은 앞 다퉈 복지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 좋았던 복지를 더욱 좋게, KT&G

 ‘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걸로 유명한 ‘KT&G’도 이 추세에 동참했다. KT&G는 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었지만, 막상 일을 할 때 상사의 눈치와 일 때문에 쉽게 쓰지 못했다. 이에 이 문제를 시스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릴리프 요원’ 제도를 마련했다. 영업사원이 휴가를 떠난 자리를 메우는 전담인력인 ‘릴리프 요원’이라는 직무를 신설한 것이다. 릴리프요원이 자리를 메우는 동안 영업사원은 자유롭게 휴가를 떠날 수 있게 제도를 보완한 것이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휴가사유 없애기 캠페인’에 대기업 중 제일 먼저 동참했었다. 휴가를 갈 수 있어도 가고싶은 시기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KT&G는 이 캠페인을 통해 16년부터 휴가신청 시스템에 ‘휴가 사유 기입란’을 없애버려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휴가를 갈 수 있게 됐다. 이에 급한 일이 생겨도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캠페인이 정착되면서 KT&G의 직원들은 원하는 날짜에 휴가를 갈 수 있어 미리 1년 치 휴가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또한, 원하는 여행을 더 저렴하고 여행객이 붐비지 않은 시점에 선택해 갈 수 있게 되며 휴가 문화에 변화가 생겼다.

 KT&G는 이 외에도 입사 후 5년마다 3주간의 장기 휴가를 주는 ‘리프레쉬(Refresh) 휴가 제도’를 운영한다. 아울러 임신 기간부터 최대 1년의 출산휴직과 2년의 육아휴직제도를 마련하고, 휴직 후 복귀에도 불이익이 없도록 해 편히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더불어 직원들의 육아휴직 참여를 독려하고자 출산휴가 시 자동으로 육아휴직으로 전환되는 ‘자동육아휴직제도’도 도입했다. 이에 육아휴직 이용률이 3배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직원들의 호응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워라밸도 ‘Deep Change(딥 체인지)’하게, SK

 SK텔레콤은 입학 자녀 돌봄 휴직 제도를 시행 중이다. 직원 성별 상관없이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최장 90일의 무급휴직을 쓸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육아휴직과 별개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휴직기간은 재직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아울러 임신기에 단축근무도 확대 시행한다. 이전에는 임신초기 12주 이내 혹은 36주 이후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전 임신 기간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임직원이 난임일 경우 임신을 위한 의료 시술 등을 위해 기본급 전부(100%)를 지급하는 유급휴가도 최장 10개월 사용 가능하다. 출산 후에는 육아휴직도 2년까지 쓸 수 있게 확대했다.

 SK그룹 전반에 자유로운 휴가문화도 정착되는 중이다. ‘빅 브레이크(Big Break)’라는 이름으로 2주간의 휴가를 독려한다. 빅 브레이크로 업무효율을 높이고 직원 휴식 보장에 적극 나서고 있고,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솔선수범해서 사용하게끔 움직이고 있다. 또한 휴가를 상사 결재 없이 쓸 수 있는 ‘휴가 셀프 승인’제도도 도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자율적 선택근무제 도입을 통해 2주 단위로 총 80시간 범위 내에서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설계할 수 있게끔 올해 2분기(4-6월) 도입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범운영에 나섰다. 또한, 제도 정착을 위해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개선하고 통근 버스 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인프라를 지속 보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넷마블, 넥슨, NC소프트, 롯데 등의 기업들도 계속해서 선택적 시간 근무제등과 같은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기존 복지제도를 개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도 복지제도를 늘리며, 35시간 근무제, 리프레쉬존 마련 등 워라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워라밸’이 일찍 퇴근해서 쉬는 것이 다가 아니라며 그 시간을 이용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워라밸’유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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