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게임중독증’ 질병 등재 움직임… 엔씨·넥슨 등 움직일까
WHO ‘게임중독증’ 질병 등재 움직임… 엔씨·넥슨 등 움직일까
  • 김신우
  • 승인 2018.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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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계 '게임과몰입' 치료 병원 전국 5개소 운영 중
상업성·오락성 점철 게임업계 자정기회가 될 전망


세계보건기구(WT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WHO의 움직임에 국내 게임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국게임산업협회(강신철 회장)에 회원사는 NC소프트·넥슨·NHN엔터테인먼트·넷마블게임즈·카카오게임즈·SK플래닛 등 66개사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대한민국 게임백서>에 게임시장 규모를 2017년 11조 5703억 원으로 집계했다. 전년 10조8945억 원보다 6.2%상승했다. 영화산업보다 3배 넘는 시장규모다. WHO가 게임중독에 대해 ‘질병’등재 움직임에 게임 산업 전반이 위협받을 전망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에 바싹 긴장하고 있다. WHO는 오는 5월 열리는 국제질병분류기호 개정(ICD-11)에서 게임장애(gamingdisorder)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등재되면 게임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게임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게임중독과 관련해 의료프로그램 및 재활·치료 등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일본과 달리 ‘기초체력’이 탄탄하지 못한 한국 게임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한국 게임은 65조원 규모의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출판에 이어 둘째로 큰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대한민국 게임백서>에 게임시장 규모를 2017년 11조 5703억 원으로 집계했다. 전년 10조8945억 원보다 6.2%상승했다. 영화산업보다 3배 넘는 시장규모다. 종사자 수만 10만 명에 육박한다. 매년 2조원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게임화면
게임화면

한국게임업계는 WHO의 게임장애를 질병 등재와 관련 대책마련에 분주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 해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문체부가 발주한 연구 주제는 '게임과몰입 정책변화에 따른 게임산업의 경제적 효과 추정'으로 세계보건기구의 활동이 국내 게임 산업 및 IT업계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파급 효과를 예측해, 대안 및 대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달 19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려는 세계보건기구의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28일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ICD-11, 게임질병분류 등재,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조승래 더불어 민주당 의원,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강경식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등이 참석해, WHO의 선택에 따라 바뀌게 될 '게임'에 주어질 시건과 사회적 여파, 게임 산업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련해 논의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은 "국내 게임업계 매출이 연 약 11조원가까이 되고 있으며, 문화콘텐츠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청소년 게임과몰입 실태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전국 441개교 초·중·고 학생 12만 6,89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017년 '게임과몰입' 종합 실태조사> 결과. ‘과몰입군’은 0.7%로 2014년 이후 변동이 없었고 ‘과몰입위험군’은 2016년에 비해 0.1% 증가한 1.9%로 나타났다.

건강하게 게임을 이용하는 ‘게임선용군’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6.0%로 나타나, 전년 대비 4.0%라는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부모의 게임이용 정도에 따른 자녀의 게임행동 유형 조사에서는 부모의 게임이용 정도가 높을수록 자녀의 ‘과몰입군’ 및 ‘과몰입위험군’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게임이용 정도에 따른 자녀의 게임행동 유형]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기업·정부 WHO 대응방안>

국내 게임은 2000년대 인터넷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PC방과 함께 급성장했다. 24시간 운영되는 PC방은 부정적 견해 속에 게임 산업은 성장했다. 게임 아이템과 관련한 폭력·도박·사기 사건이 발생하면서 부정적 견해가 속출했다. PC방 폐인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게임업체들은 게임중독성에 대해선 무감각한 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등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바람직하다는 반응도 있다.

넥슨 로고
넥슨 로고

넥슨 관계자는 " WHO와 관련해 특별히 대응하고 있지 않다. 다만 지난해 게임문화재단과 <'게임과몰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라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면서 "'게임과몰입'에 대해서 다양한 입장을 갖고 있는 국제적인 연구진이 참여했고, 연구를 통해 과학적·객관적으로 '게임과몰입'에 대해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슨에서 게임중독자나 게임중독자 치료를 위해 준비·대응하고 있는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게임과몰입과 관련해 치료비나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은 운영하고 있지 않다. 다만,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을 매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넥슨 역시 게임중독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암동 넥슨 어린이 재활병원을 건립한 데 이어 제2의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게임문화재단 관계자는 게임중독과 관련해 "전문가가 아니니 정확한 답변을 할 수는 없지만 WHO의 움직임에 새로운 질병 등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게임과몰입'과 관련된 이슈가 매번 나오고 있다. 현재 게임문화재단은 게임과몰입 치료를 위해 전국에서 5개소 게임과몰입 힐링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고 전했다.

NC소프트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의 게임중독 질병증세 등재 조짐과 관련해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재정하는 대응방안에 방침을 따를 예정이다"고 밝혔다.

<게임 산업 성장을 위한 성장통>

WHO의 게임중독에 대한 ‘질병’등재 추진은 게임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지난 10년간 급속도로 성장했다. 사용자에 대한 게임중독성 등에 대한 사후 처리에 미흡했다. 지나치게 상업성에 편중하다보면서 폭력성, 잔인성 등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동희 문화평론가는 “국내 게임 산업은 오락성과 상업성에 집중되어 있고. 일본, 미국 등에 비해 ‘기초 체력’이 약하다. 이번 기회에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패러다임 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게임이 IT·교육·엔터 등을 결합한 하나의 산업으로 바꿔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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