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딥 체인지' 뚝심, SK 주유소 공유까지
최태원 '딥 체인지' 뚝심, SK 주유소 공유까지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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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유 인프라경영이 날개를 달았다.

앞으로 전국 3600여 개 SK에너지 주유소는 자산 공유를 통해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플랫폼으로 탈바꿈한다. 대기업과 소상공인,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주유소를 물류기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SK그룹의 자산을 개방해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SK주유소 프로젝트는 최 회장의 공유 인프라를 현실화한 첫 모델인 셈이다.

SK에너지는 27전국 주유소를 O2O 서비스의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첫 단계로 주유소의 로컬 물류 허브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내 최대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과 지역물류거점을 핵심으로 하는 사업추진 협약도 체결했다. SK 주유소 네트워크가 실시간 물류 서비스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양사는 연내에 주유소 물류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유소 택배 서비스의 장점은 일반 택배보다 배송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택배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은 신청 후 택배 수거 때까지의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중간 배송 전문업체에 택배 신청을 하면 1시간 이내에 기사가 방문해 택배를 수거한 뒤 SK주유소로 옮기게 된다이후 택배회사는 정해진 시간에 주유소에서 물건을 찾은 뒤 배송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또 중간 택배업체가 노인이나 경증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고객은 주거지 인근의 주유소에 택배를 맡겨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집하·배송시간 단축이 가능해 물류 효율성이 높아진다. SK에너지도 주유소 기반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고객-물류회사-주유소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SK 측은 설명했다. 경영난의 주유소들에겐 임대료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주유소 자산을 활용해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행사를 진행, 외부에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4개월여 간 사업모델 부문 300, 아이디어 부문 680, ‘한 줄 아이디어’ 8430건이 접수됐다. 이번에 발굴된 사업 중 상당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안된 것이다.

SK에너지는 사업 모델의 경쟁력과 실현 가능성,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 등을 감안해 간편 조리식 배송·공급, 세탁물 접수·수령, 휴대폰을 통한 스마트 결제 등의 아이디어를 낸 우수상 3팀과 장려상 5팀 등 8개 사업 모델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SK에너지는 사업 모델 개발자에게 공동사업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주유소에 대한 사업모델 혁신과 공유인프라 실천의 하나로 주유소를 O2O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모시키려는 것이라며 그룹 내 관계사뿐 아니라 다른 정유사, 다른 업체의 네트워크까지 결합해 공유인프라를 최대한 확장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SK에너지는 자사 주유소를 신에너지, ICT 기술과 융복합된 '미래형 주유소'로 전환하는 전략도 동시에 추진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고객 관리 및 차량 정보 솔루션 제공 전기차, 수소차와 같은 차세대 차량용 충전시설 구축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연계를 통한 스마트 결제 도입 고객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스크린 설치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상상프로젝트를 통해 주유소가 갖고 있는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회사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에 대한 지속적인 공유인프라 추진을 통해 주유소를 딥 체인지(deep change·근원적 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유소가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해 경제적·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딥 체인지는 최 회장의 경영화두다. 그는 변화하지 않으면 서든데스(급사)한다며 각 관계사들에 사업, 조직, 문화 등에서 '딥 체인지를 할 것을 꾸준히 요구했다. 지난해부터는 여기에 더해 사회를 위해 성장하는 딥 체인지를 내세웠다. 공유 인프라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핵심이다. 그는 SK가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이 공공의 목적을 위해 개방되는 공유 인프라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SK라는 공유 인프라를 통해 누구나 창업을 하고 사업을 키울 수 있고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SK의 목표라고 했다. 이는 대한민국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해법이 될 것이라는 경영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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