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사학 휘문고 재단 검찰수사 받는 내막
명문사학 휘문고 재단 검찰수사 받는 내막
  • 손용석 기자
  • 승인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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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2월 감사 착수...교실리모델링 비용 등 공사비 2중 지출 의혹 제기
우리들교회에 돈 받고 운동장, 강당 임대...야구부, 농구부 선수들은 자비로 연습장 빌려 연습

사학 비리가 도를 넘어섰다. 서울 강남의 명문사학 휘문중고교가 속한 학교법인 휘문의숙(이사장 민인기)이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동아일보는 22일 서울시교육청과 학교 측의 말을 빌려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가 휘문고 강당 및 운동장 사용과 관련한 민원을 제기했고, 시교육청의 감사 과정에서 횡령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본당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우리들교회는 2003년부터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휘문고 강당과 운동장을 빌려 예배 장소로 활용해 왔다.

휘문의숙은 교회로부터 연간 수억 원을 임대료로 받았다. 이 가운데 1억5000만 원만 학교 회계 수입으로 편입했다. 임대료 수입을 축소해 매년 수억 원을 빼돌린 것. 법인 계좌와 휘문고 계좌로 임대료가 입금되면 바로 폐쇄하는 수법이 쓴 것으로 알려진다.

시교육청은 학교 회계 관리를 주도한 박모 휘문의숙 사무국장(휘문고 행정실장 겸임)을 비롯해 다수 직원들이 개인적 착복 등 횡령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민인기 이사장 일가에게도 돈의 일부가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민 이사장은 연간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판공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인근 다른 학교에 비해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휘문의숙의 감사는 지난해 11월 휘문중이 우리들교회에 '학교 운동시설 사용에 따른 비용 청구'공문을 보내면서 불거졌다. 휘문중은 야구부는 우리들교회가 운동장을 임대하는 날이면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어 선수들이 자비로 외부 운동장을 빌려 훈련했다. 야구부와 농구부는 3년간 외부 연습비로 각각 9000만원(버스임차료 및 운동장 대여료 1회 50만원)과 5400만원을 지급했다. 이 돈을 우리들교회에 청구한 것이다. 시교육청의 감사가 시작된 이후에야 해당 금액을 학교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진다.

시교육청은 관련자 징계를 요청하고 임시 이사 선임·파견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휘문고 교실 한 칸 리모델링비가 2500만 원에 달하는 등 공사비 이중 지출 의혹이 제기됐고, 학교법인 수익용 기본재산 등에도 비리 의혹이 포착돼 검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민인기 이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처음 횡령 사실을 인지했다”면서 “법인카드도 혼자 사용한 것이 아니다. 돈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횡령액을)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휘문고는 친일파 민영휘에 의해 설립됐다. '휘문'은 고종황제가 지어준 것이다. 민영휘의 직계자손들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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