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이건희 차명계좌’이어 ‘성추행 폭로’에 이중고
삼성증권, ‘이건희 차명계좌’이어 ‘성추행 폭로’에 이중고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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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삼성증권이 ‘이건희 차명계좌’에 이어 ‘성추행’폭로가 나오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임직원 커뮤니티인 ‘행복마루’에 한 여직원이 7년 전 목격했던 지점장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글을 작성했다.

글쓴이 A씨는 ‘미투’라는 제목으로 지난 2011년 당시 지점장이었던 B씨가 지점 간 공동회식 자리에서 다른 여직원의 볼에 키스를 하고 허리를 끌어당기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적었다.

삼성증권은 10여 년 전부터 직원들의 친목화합을 위해 ‘크로스미팅’이라는 회식 형태의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삼성증권을 퇴사하고 현재 투자권유대행인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의 한 여직원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회식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 친목을 빙자한 자리가 누군가에겐 악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 측은 언론을 통해 “회사에서는 글을 올린 그 직원이 요청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 조사하고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 차원에서 조사해서 사실로 확인되면 B씨가 퇴사를 했지만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증권은 1500개에 달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 대부분이 삼성증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 금융실명제 이후 개설됐다.

금융감독원이 현재까지 파악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는 총 1229개로 나타났다. 최근 전수조사에서 32개가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최근 경찰이 기소하면서 추가로 드러난 260개 차명계좌를 더하면 총 1489개에 이른다.

금감원이 파악한 삼성 차명계좌(1229개)의 연도별·증권사별 계좌 개설 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증권사에 개설된 계좌는 1133개이며, 96개는 은행에서 개설된 계좌이다.

특히 1133개의 증권계좌 중 삼성증권에 개설된 차명계좌가 918개에 달했다. 전체 차명계좌의 75%가 삼성증권에서 개설된 것이다.

1987년부터 2007년까지 만들어진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대다수(1202개)가 금융실명제법이 시행된 이후에 개설됐다. 이중 차명계좌 957개는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제재 받았다. 앞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이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로 처벌 받을 가능성도 있다.

차명계좌 문제는 그러나 삼성금융계열사에서 이 회장의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이 시행된 2016년 8월 이전 일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 회장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의 대주주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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