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차명재산 의혹' 가평 별장...추적
'이명박 차명재산 의혹' 가평 별장...추적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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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도곡동 땅에 이어 가평 별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이라는 정황이 나왔다. 가평 별장의 명의는 MB처남 故김재정 씨다. 하지만 MB의 차명재산 의혹이 있다. MB가 대통령 재임시절인 2008년 청와대 경호실은 대통령의 여름 휴가지로 가평 별장을 준비했고, 테니스장을 수리했다. 별장 뒤편 테니스장 위에 건립 중이던 타운하우스 시행사와 불화를 빚기도 했다. MB는 지난여름까지 이곳에서 테니스를 즐겼고 인근 식당에서 MB를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차명재산 의혹이 불거진 가평 별장의 진실을 파헤친다.

지난 2월4일 오후 2시‘MB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선촌리를 찾았다. 별장은 북한강 자락‘된섬’에 위치해 있다. 별장 초입에는 파란색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차량 출입을 막았다. 사람이 겨우 쪽문을 통해 출입할 수 있었다. 강 옆으로 길게 늘어선 도로를 걷다 보면 다시 파란 대문이 나온다. 대문을 통과하자 완만한 평지가 산 아래로 펼쳐져 있다. 그 앞으로는 북한강 물이 흐르는 천혜의 자연경관이다. 별장은 산 아래로 4채가 나란히 서 있다. 이곳 별장은 MB가 진짜 소유주라는 의혹이 있는 곳이다.

MB의 은닉재산은 끝이 없다.‘ 차명재산’의혹이 제기된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다스, BBK(기업)등을 비롯해 서울 도곡동·충북 옥천군 임야 2곳·경기 가평군 일대 밭 임야 별장·경남 고성군 일대 밭 임야·경북 군위군임야·대전 유성구 임야·경기 화성시 임야·북 영주시 임야 등이 MB의 은닉재산이라는 것. 재산 관리인만 4~5명이다. 위법성 여부가 관심이다.

올림픽 종료 후MB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검찰 일각에서 나오는 의견이다.

이 별장은 MB의 서울시장 재임시절‘황제 테니스’로 문제가 됐다. 또한 MB취임 초기인 2008년경에 여름 휴가지로 청와대 경호실에서 사전답사하고 준비했다. 이후 별장을 찾아 테니스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MB별장 뒤편에 있는 테니스장 옆으로 고급 타운하우스 4동이 건립되면서 불화를 빚었다. 청평 라폴리움은 서울 논현동에 본사를 둔 하임공영이 시행을 하고, 삼성중공업이 시공을 맡았다. 별장과 테니스장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위치다. MB가 별장을 다녀간 뒤 문제가 발생한다. 경호실에서 시행사를 찾아왔고, 가평군에 압력을 넣었다고 한다.

당시 가평별장 관련 시공사와 청와대 간의 갈등을 취재했던 전직 언론인 A씨는“MB가 취임 이후 가평 별장을 청남대 대신해 여름 휴가지로 사용했다. 별장 뒤편 테니스장 옆으로 청평 라폴리움 공사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별장은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테니스장은 빤히 보이는 위치였다. 경호에 문제가 있었다”고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는 경남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전두환 씨부터는 충남 청남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남대를 시민에게 반납하면서 대통령 휴가지가 없어졌다. 테니스를 즐기던 MB로선 마땅한 휴가지가 없었다. 그래서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용하던 가평 별장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A씨는“MB가 별장에 머물며 테니스장을 이용하기에는 경호상 무리가 있었다. 타운하우스가 건립되어 사람이 입주하게 되면 타깃이 되기 좋은 위치였기 때문이다. MB입장이나 경호실에서 타운하우스 건립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MB가 다녀간 뒤 시행사로 청와대 경호실에서 찾아왔고 테니스장 수리를 요청했다. 공사를 하면서 별장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원차원에서 해달라고 애매모호하게 말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테니스장 공사를 해줬다고 했다. 울타리, 조명, 바닥 공사 등을 했다. 문제는 가평군에서 온갖 구실로 공사를 방해했다고 했다”고했다. 하임공영과 삼성중공업은 1억 6000만원 정도 되는 공사비를 부담해 테니스공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A씨는“당시 취재과정에서 MB재산이라고 확신했다. 청와대 경호실이 MB재산이 아닌 처남 김재정 씨의 테니스장을 고쳐달라고 했다면 월권”이라고 했다. 본지가 현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난 청평 라폴리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MB의 소유가 맞다. 라폴리움 공사를 하다가 청와대가 군에 민원을 넣어서 중 단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잘 마무리하여 2010년경에 완공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A기자를 만난 청와대 공보실 김모 공보관은 “기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메이저 언론사 출신인 김 모 공보관은 현재까지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었다. 김 씨와 함께 A씨를 만났던 손 모 서기관은 오래전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 별장은 MB의 처남 故김재정 外6명이 소유주로 돼 있다. MB와 현대건설에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이다. 김재정 소유 별장의 현재 소유주는 김 씨의 아내 권 씨다. 김 씨는 1988년 6명의 지인들과 함께 설악면 일대 땅을 사들였다. 90년에 별장 4채를 지었다. 4채 가운데 1채는 김 씨가 소유하고, 나머지 3채는 공유자 6명이 둘 둘씩 나눠 가졌다. 2010년 김재정 씨가 사망하고, 이 땅과 별장은 김 씨의 아내 권 씨가 상속해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다. 김재정 씨가 사망하고 권 씨가 재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 통상 가족의 재산을 상속 받으면 상속세로 현금을 지불한다. 권 씨는 상속세로 다스 주식을 납부했다. 현금이 아닌 상속세를 주식으로‘물납’했다. 물납할 때는 국공채, 상장 주식, 부동산, 비상장 주식 순이다.

다스는 비상장주식이다. 가평 별장과 부동산이 우선 물납 대상인데도, 실제는 다스 주식으로 물납이 진행됐다. 특혜다. 국세청의 윗선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평 별장 MB소유 정황

MB는 지난해 여름까지 별장과 테니스장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가평별장에서 서울로 오는 길목에 있는 식당에서도 MB를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주민 B씨는“지난해 12월 24일 MB를 식당에서 목격했다. 누구랑 같이 왔는지는 못 봤다. 하지만 MB는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고했다 실제이 식당의 한 켠에 붙어있는 방명록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인이 있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을 탐문 취재한 결과 주민 대다수는 별장의 실소유주를 MB라고 했다. 청평 라폴리움에 거주하는 한 주민도 “MB의 별장이다. 지난 여름에 와서 테니스를 친 것으로 안다”고했다.

별장의 전기비, 가스비 등은 별장 관리인이 직접 납부했다. 이 별장 관리인은 30년간 토지와 별장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건설 관계자로부터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88년부터 이모 현대건설 과장이, 10년 전부터는 유모 현대건설 부장이 지급했다. MB처남 김 씨와 6명의 공유자들이 함께 소유한 땅과 별장의 관리비를 현대건설 전 현직 직원이 지불해 왔다.

별장이 이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이 아니냐는 의혹은 지난 2007년 대선 때부터 제기됐다. MB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테니스협회장인 선 모 씨와 함께 여성 성악가들을 부르고 호화 파티를 벌여 논란이 된 곳도 바로 가평 별장이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청문회에서도 이 부분이 지적됐다. 하지만 MB는 “처남 소유 별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본지 취재 결과 도곡당 땅에 이어 가평 별장이 MB가 실소유주라는 정황은 나왔다. 검찰이 MB차명재산을 추적하고 있어 가평 별장에 진실의 판도라가 곧 오픈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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