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칼날' 세운 금감원
'3연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칼날' 세운 금감원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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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금융권의 예상대로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 금융당국의 압박과 노조의 반발 등 후폭풍도 예고됐다. 특히 김 회장을 겨눈 금융감독원 검사가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금감원의 움직임이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과의 관계 개선 급선무

 

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22일 김 회장과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최범수 전 한국크레딧뷰로(KCB) 대표이사 사장 등 숏리스트(최종 후보군)에 오른 세 명의 후보를 심층 인터뷰한 뒤 김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금융지주 회장으로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이은 세 번째 3연임이다. 김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다. 임기는 3년이다.

윤종남 하나금융 회추위원장은 김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면서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그룹의 시너지 창출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회추위 위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은 관문이 순탄치만은 않다. 금융당국은 회장 선임 절차에 제동까지 걸며 김 회장의 연임에 반대의 뜻을 비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당국과의 관계 회복을 김 회장의 당면 과제로 꼽는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김 회장의 3연임 도전을 셀프 연임으로 규정, 비판했다. 이달 중순엔 금감원이 하나금융 관련 의혹을 검사 중이라는 이유로 하나금융 회추위에 회장 선임 일정을 연기하라고 요청했다. 회추위는 관치(官治)’라며 예정대로 일정을 강행, 갈등을 빚었다.

관치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청와대가 나서 민간 금융지주 인선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란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의 회추위가 끝나기 전까지 하나금융에 대한 검사를 보류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금융당국도 그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검사를 재개한다. 금감원은 현재 하나금융 노조가 지난달 금감원에 조사 요청한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 사외이사·아들 운영 회사와의 부당거래 중국 특혜 투자 등 의혹을 검사 중이다.

 

김정태 회장 적격성도 검토

 

금감원은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재검사에 들어갔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관계를 대부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 후보가 낙점될 때까지 봉인해온 자료들을 이제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보류했던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검사도 조만간 돌입한다. 오는 3월 김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 금감원은 적격성 심사에도 착수한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하나금융 회장 후보가 결정되면 적격성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금감원의 김 회장 적격성 심사는 은행법에 따라 김 회장이 은행지주회사(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사)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법적 요건을 따지는 것이다. 적격성 심사에서 결격사유가 발생할 경우 김 회장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임에 처해질 수 있다.

이처럼 김 회장을 겨냥한 금감원의 검사·심사는 그의 앞길에 작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감원의 거듭된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난항을 예상하게 한다. 오히려 검사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금감원과 김 회장은 불편한 관계에 놓였다. 앙금이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 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회추위 결정 직후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헌신하겠다금융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 회장의 3연임에 강하게 반발해 온 노조와의 갈등 봉합도 시급하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노조)23일 성명을 내고 회추위에 김 회장의 윤리성 평가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김 회장을 금융지주 회장 후보로서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회추위는 김 회장의 평판 조회를 제대로 했는지 분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회추위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금산노조는 어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도 수익성에 기반한 성과가 유일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없다며 각종 의혹을 받는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다.

하나금융 노조는 앞서 4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권자문사 ISS 등에 ‘CEO 리스크와 관련된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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