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행복한 백화점 '불행 백화점'된 내막
중소벤처기업부, 행복한 백화점 '불행 백화점'된 내막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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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감독 부실...‘심각’ 지난해 국감서 산하기관 비리 드러나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홍종학 장관)의 산하 (주)중소기업유통센터(임득문 대표)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

세월호, 제천 화재 사고 등이 발생한데 이어 ‘행복한백화점'에서 승강기 추락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 중소벤처기업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 무사 안일의 행정이 만든 인사(人事)라며 행복은 커녕 '불행백화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세상 백화점 6층에 있던 승강기가 갑자기 2m가량 내려앉아 60대 남성인 조모(66)씨가 사망했다. 조 씨는 승강기와 벽 사이에 몸이 끼면서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다.

조 씨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맥박을 되찾았으나 인근 병원에 옮겨진 지 6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사고를 낸 해당 승강기는 지난해 12월 안전점검에서 결함을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은 21일 승강기 관리업체 관계자 3명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경위를 조사했다. 22일 국과수,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사고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고, 입건자는 없다"라고 했다.

유족들은 경찰의 조사에 대해 불만이다. 12월 승강기 안전 점검 당시 발견된 결함을 제대로 조치를 했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기부의 관리감독 부실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유통센터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현재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을 도와드리고 있다. 보상 등에 관해서는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우종 민간조사협회 중앙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산하 기관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총체적인 안전불감증과 비윤리적인 태도로 지탄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여전히 정부 산하 기관에서 안전불감증이 발생했다. 홍종학 장관도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부의 헤이해진 기강을 잡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기부의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

임득문 대표 역시 관피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임 대표는 1986년 중진공에 입사해 기금관리실장, 중남부권본부장,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5월 홍용술 전 사장이 아들 특혜 채용 논란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공석이 되자 그해 10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홍 전 사장도 임 대표와 마찬가지로 중진공 부이사장 출신이다.

임 대표 선임 당시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을 반영하지 않고 관피아 적폐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중기부는 국정감사 때 산하기관의 인사비리가 드러나면서 관리감독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중기부 산하기관 7곳에서 인사채용 시 비리가 발생했다.

당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찬열 의원(국민의당)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산하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및 결과'에 따르면 7개 기관에서 채용부정이 적발됐다.

10개 점검대상 기관 대상 현재까지 점검을 완료한 8개 기관 중 중소기업중앙회를 제외한 기정원,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중소기업유통센터, 대·중소기업협력재단, 한국벤처투자,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연구원 등이다. 또 부정채용·제도부실 운영 등으로 최종합격자는 6개 기관의 39명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기관은 채용 시 평가항목 등 전형별 기준을 달리해 객관성과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최종 합격자 선정기준을 변경하거나 당초 채용 계획과는 다른 형태로 채용을 했다. 인력 수급 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전형 결과를 보관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이 의원은 "채용감사가 전 공공기관에 만연한 상황에서 자체감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며 "중기부 차원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전수조사 및 엄격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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