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맡겨둔 3연임?...“연출된 집안싸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맡겨둔 3연임?...“연출된 집안싸움”
  • 백서원
  • 승인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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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병에서 ‘들러리’설까지...하나금융 회장 후보군
- 김정태 고교 후배 최범수에 업계 관심 집중
- “이헌재 사단 파워” vs “김정태 3연임 돕는 역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결말이 정해진 집안 싸움인가, 새롭게 떠오른 다크호스인가.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사장에게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최 전 사장은 최근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자리를 두고 맞붙은 인물이다. 두 사람은 경남고 선후배 출신 사이다. 업계는 김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형식적인 유효경쟁을 위해 최 전 사장 등을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김 회장과 최 전 사장이 2파전 양상을 띄자 각종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회장 연임 가능성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김 회장 띄워주기를 깔고 연출된 경남고 집안싸움이라는 뒷말까지 나온다.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사장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사장

 

최범수에 쏟아진 시선...?

 

1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3명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했다. 김 회장(내부 후보)과 최 전 사장,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이상 외부 후보) 등이다.

1956년생으로 경남 하동 출신인 최 전 사장은 서울대 및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자문관으로 활동했다. 국민은행 부행장, 개인신용정보회사(CB) 설립추진위원장, 신한지주(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아이타스 사장 등을 거쳤다.

최 전 사장은 이헌재 사단의 핵심멤버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있을 때 자문관으로서 금융회사 구조조정 및 합병 업무를 진행했다. 당시 상업·한일은행 합병을 비롯해 제일은행 매각, 동화은행 등 부실은행 퇴출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대중 정권 시절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사장은 김 전 행장을 포함한 3명의 최종후보군 중 사실상 유일한 외부 인사다. 김 전 행장의 경우 과거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기 때문이다.

회추위는 현직 임원, 전직 임원, 외부 출신을 각각 1명씩 후보군으로 선임하면서 금융당국이 권고한 유효경쟁체제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회추위의 설명에 이어 최 전 사장의 정·관계 배경이 알려지면서 그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김 회장의 셀프연임을 지적하며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돌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거론됐다.

 

김정태 연임 돕는 후보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김 회장의 3연임 성공을 높게 점치고 있다. 형식적인 체제를 갖추기 위해 김 전 행장과 최 전 사장을 숏리스트에 포함시켰다는 시선이다.

하나금융 노조는 이들이 김 회장의 지배권 유지를 위해 형성된 후보군이라고 말한다. 김 회장 본인이 안 되더라도 금융 당국이나 사외이사와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을 후보로 올렸다는 것이다. 노조는 김 회장이 뒷배를 볼 수 있는 인물, 혹은 김 회장의 3연임을 위한 들러리라는 시각도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 전 사장은 1971년 경남고를 졸업한 김 회장과 동문으로 4년 후배다. 이런 면에서 금융권에서는 최 전 사장이 김 회장의 3연임 러닝메이트역할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18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김 회장 퇴진 심판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나은행지부 노조는 김 회장은 수많은 불법과 비위행위 혐의에 불구하고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다면서 특히 최종 후보군에 김 회장의 경남고 후배인 최 전 사장을 외부인사 지위로 둔갑시켜 구색을 갖추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최 전 사장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헤드헌터사에서 요청을 받고 하나금융의 발전을 위한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했다면서 하지만 나를 둘러싼 각종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도는 등 혼탁한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결과를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이고 이렇게 혼탁한 상태로 간다면 공정한 절차가 진행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최종 면접에 참석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을 상대로 22일 프레젠테이션(PT), 추가 심층면접 및 질의응답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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