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MB 성명에 대해 “분노 금할 수 없다”
문 대통령, MB 성명에 대해 “분노 금할 수 없다”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0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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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발언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금도 벗어나는 일”... MB, ‘노무현 따라하기’ 논란도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 보복 운운한 것에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청와대가 밝혔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성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이 전 대통령이 마치 청와대가 정치 보복을 위해 검찰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이는 우리 정부에 대한 모욕이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역임하신 분으로서 말해서는 안 될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이고 정치 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분노한 이유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노 전 대통령이 발표한 입장문의 핵심내용을 베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ewbc 고일석 기자는 1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MB 성명은 2008년 청와대 서버유출 논란과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문의 핵심 내용을 거의 표절했다”며 “그냥 따라한 게 아니라 일부러 욕보이려고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글을 남겼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 발표문의 핵심 내용인 “재임 중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와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으라”는 주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장문과 유사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7월 청와대 서버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현직인 이 전 대통령에게 편지 형식으로 밝힌 입장문에서 “모두 내가 지시해서 생겨난 일”이라며 “나에게 책임을 묻되, 힘없는 실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란다”라고 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나 입장문을 표절했다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미국 쇠고기 수입 강행으로 촛불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우자 기자회견에서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습니다.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 노래 소리도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 역시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탄핵 당시 “한밤중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그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봤다.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수준 높은 시민들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면 앞으로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한 내용과 매우 비슷해 ‘노무현 따라하기’라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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