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 희망퇴직 "이익극대화 위한 꼼수다”
OB맥주, 희망퇴직 "이익극대화 위한 꼼수다”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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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OB맥주가 노조와 업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경영상황이 좋음에도 1년 2개월 만에 또 희망퇴직을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업계에 따르면 OB맥주는 최근 45살 이상 비노조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대상을 조합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조에 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OB맥주는 지난 2016년 4월과 11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체 직원의(1800여명) 8%가량인 150여명이 회사를 그만둔 바 있다.

OB는 1998년 두산그룹이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팔았다가 2009년 사모펀드 케이케이아르(KKR)에 매각됐다. 2014년 인베브가 다시 인수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벨기에 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등을 거느린 세계 1위 맥주회사다.
 
업계에서는 수입맥주의 발 빠른 성장으로 국산맥주가 위축되긴 했으나 OB맥주가 희망퇴직을 실시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인베브가 인수한 첫해인 2014년 매출 1조5300억에서 2015년 1조4908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16년 1조5453억원으로 회복했다. 영업이익률은 최근 3년(2014~2016년) 평균이 24%로 3200억~38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식료품 제조업 영업이익률 평균 4.2%보다 6배나 높은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2014년 2251억원, 2015년 2537억원, 2016년 2537억원 등으로 실적이 좋다.

인베브는 2015년 순이익보다 많은 3700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해 ‘고배당’ 논란이 일은 바 있다. OB맥주 측은 당시에 2년치 이익을 한꺼번에 배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2016년 11월엔 카스 등 국산맥주 전 제품의 출고가를 6% 올리기도 했다. OB는 2009년 2.8%, 2012년 5.89%, 2016년에 6%를 인상하는 등 최근 가장 높게 가격을 올렸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맥주부문이 2014년부터 적자가 계속돼 지난해 3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OB맥주노조(민주노총)관계자는 “사측이 시행하는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이나 마찬가지다. 실적이 뛰어난데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고임금자들을 내쫓고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꼼수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본지는 OB맥주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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