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vs 한국당, 영남두고 ‘낙동강 전투’
민주당 vs 한국당, 영남두고 ‘낙동강 전투’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0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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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TK·PK민심, 한국당에 등 돌렸다... 文, ‘친구 노무현의 꿈’ PK 수복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PK(부산·경남)지역은 보수의 수성이냐 텃밭의 반란이냐로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민주당의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 전국적으로도 여당우세 지역이 확대되며 영남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전통적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서 민주당 광역단체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 실세들의 출격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정권의 중간 평가라는 점에서 TK(대구·경북)와 PK를 잇는‘낙동강 전투’가 예상된다. 여야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인 낙동강 전투를 분석한다.

여권, PK 수복 작전 시작
문재인 대통령의 지방선거 승리 플랜이 가동됐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한국당의 전통적 텃밭인 TK·PK를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문 대통령의 지역·정치적 연고지이자, 여야가 양보할 수 없는 승부처이다.

지난 3일 문 대통령은 재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대신에 자신의 고향인 경남 거제를 찾았다.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쇄빙 LNG운반선 건조현장을 둘러보고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등 임직원을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쇄빙 LNG선 조타실에서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쇄빙 LNG선 조타실에서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문 대통령 방문 전날인 2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 3’ 관계자와 만나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인수를 타진했다. 이를 두고 여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PK 민심의 큰 지분을 차지하는 조선업 종사자 및 그 가족을 노린 행보라는 평가다.

실제로 PK 지역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에선 ‘서병수 부산시장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이 64.7%를 차지해 ‘물갈이’여론이 압도적이다.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 조사 결과 현직 시장·도지사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온 지역은 56.0%의 부산과 울산이었다.

세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도 현역 시도지사에 대한 교체 여부 질문에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높은 지역은 대구·경북(62.7%)과 부산·울산·경남(62.0%)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부산일보와 한국갤럽이 벌인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유력 후보들이 한국당 및 국민의당 후보와의 가상대결 결과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했다.

최근 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낸 오거돈(51.6%)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한국당 서병수(20.1%) 부산시장, 국민의당 안철수(18.3%) 대표와의 3자 대결에서 2·3위를 합친 지지율을 1.5배 차이로 앞섰다. 이호철(36.5%) 전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도 서 시장(25.4%), 안 대표(23.3%)보다 10%p 이상 높았다. 서 시장의 무소속 출마를 전제로 오거돈(50.5%), 한국당 이종혁(5.2%) 전 의원, 안철수(16.4%), 서병수(16.7%) 등 4자 가상 대결을 벌여도 오 전 장관의 우위가 확인됐다.

경남지사 후보 가상 대결에선 민주당 김경수(35.7%) 의원이 정의당 노회찬(18.4%) 의원과 한국당 이주영(18.3%) 의원을 크게 앞섰다.

문재인 정부의 실세인 김경수 의원은 자신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얼마되지 않아 유권자를 외면하고 도지사 출마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든 출마로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 국민일보와 엠브레인 조사결과 오거돈 전 장관이 25.9%, 서병수 현 시장이 16.5%로 나타났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8.7%와 이호철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의 2.6%까지 합치면 여권 후보가 40% 가까이 나온다.

한국당의 반격 시나리오
문재인 대통령·민주당의 높은 지지율로 TK·PK지역이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당의 방어 시나리오도 만만치 않다. TK·PK의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이주영 의원을 경남지사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본인은 도지사 출마에 부정적이다. 현재 이 의원을 비롯해 윤영석·박완수·윤한홍 의원 등이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부산시장 후보로는 현 서병수 시장과 함께 박민식 전 의원과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의 수성이 쉽지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 5·9 대선에서 TK·PK지역에서 문재인 후보가 약진했다. 전통적 보수층 강세지역인 경남에서 홍준표 후보는 40%에도 못 미치는 득표에다 문재인 후보에 불과 0.51%p 앞섰다. 민심이반을 확인했다.

당시 문 후보는 창원 5개 선거구 가운데 의창·성산·진해구 등 3곳을 비롯해, 김해·거제·양산 등 인구 밀집 지역인 대도시에서 승리했다. 부산은 민주당 불모지였지만 문 후보가 홍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국문호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대통령은 전략적인 인물이다. <TIME>지가 문 대통령에게 괜히 ‘Negotiator(협상가)’라는 타이틀을 붙여준 게 아니다. 한 번 행보를 할 때 최소한 두세 가지를 동시에 노린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새해 첫 일정을 PK방문으로 시작한 것은 PK지역 민심을 잡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행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PK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조선업 관련 경기를 부양시킴과 동시에 PK를 확실히 민주당 텃밭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라는 것.

문재인 대통령이 YS의 ‘3당 합당’ 이래로 보수의 아성이었던 PK를 수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PK 수복은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의 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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