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노조 “‘금융계 우병우’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물러나라”
[단독] 금감원 노조 “‘금융계 우병우’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물러나라”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7.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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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환 회장은 재경부 출신의 대표적인 ‘모피아’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퇴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내년 4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의욕을 불태우는 김 회장에게는 위기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권 적폐청산의 대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경부 관료 출신의 김 회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성완종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기도 했다.

외풍에도 당당했던 김 회장을 위기로 내몬 것은 금융감독원 노조.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한 변호사 채용비리와 관련 ‘혐의 없음’ 판결을 내렸다.

금감원은 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지인으로부터 합격문의를 받은 지원자가 합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채용기준을 변경하고 채용인원을 늘렸던 것이 감사원에게 적발됐다.

이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은 김 회장으로부터 “수출입은행 부행장 아들 A씨의 필기시험 합격 여부를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원자가 합격 대상에 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 씨는 채용 인원을 늘렸고 A씨는 합격했다.

검찰 의혹 당시가 청탁금지법 시행 전이기 때문에,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해 ‘혐의 없음’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이 “오해를 씻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김 회장의 해명에 대해 노조는 26일 즉각 성명을 냈다. “김용환 회장은 엘리트 싸이코패스와 같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다른 기관보다 투명성과 신뢰가 요구되는 금융기관 CEO로서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지적이다.

27일 본지는 금감원의 노조 관계자를 만나 김 회장이 적폐로 내몰려 퇴출압박을 받게 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퇴임을 주장하는 이유는 뭔가.
▲채용비리와 관련 금융기관 수장답지 않은 부적절한 사고 때문이다. 검찰수사에서 ‘혐의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린데 대해, “오해를 씻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금융기관 CEO로서 부적절한 답변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스럽다고 말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해’라고 빠져나갔다. 이는 적폐세력들의 전형적인 물 타기이다.

-2018년 4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회장의 연임설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료와 정치권 인사가 김 회장의 연임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김 회장은 재경부 출신의 대표적인 ‘모피아’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SKY가 부활했다. 성균관대·육군사관학교 라인이 몰락했다. 김 회장은 성대라인이다. 내년 4월 임기만료다. 금융권에서도 물갈이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김 회장은 교체대상이다. 몸을 숙이고 자숙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채용비리 의혹이 터졌다. 검찰이 ‘혐의 없음’판결이 내려진 뒤,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오해를 씻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했다.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연임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연결된 서울고 라인이 김 회장의 연임을 돕는다는 소문이 있다. 서울고 라인으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등이 있다.

-정의용·서훈은 서울고 출신이지만 금융권과 관련 없는 외교안보라인이다. 그들의 입김이 연임에 통한다고 보는가?
▲안보라인과 농협은 사이가 각별하다. 농협에 금융감독원 및 국가정보원 출신 임원이 있다. 농협에는 김 회장이 젊은 시절 근무했던 기획재정부 관료를 비롯해 농림부, 국정원 간부 출신들이 임원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농협이 여전히 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2년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신설법인이 늘어나면서 임원자리도 증가했다. 2011년 말 기준 263명에서 2016년 9월에는 344명으로 모두 81명의 임원이 늘었다. 관료 출신 임원은 8명에서 21명으로 13명이나 증가했다. 김 회장을 비롯해 이정재 전 금융위 위원장(NH투자증권 사외이사), 김영린 전 금융보안원장(농협은행 상근감사위원), 한정수 감사원 전 공직감찰본부장(농협손보 상근감사위원)등이 대표적 전관인사다.

-김 회장을 ‘금융권 우병우’라고 비유했다.
▲김 회장은 금융권의 우병우다. 여러 비리 의혹 때마다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갔다. 이번 변호사 채용 비리도 빠져 나갔다. 사회지도층이라면 자신에 대한 의혹이 생겼다면 최소한 사과해야 한다. ‘다행’이라고 말한 것 자체가 ‘회피 성공’했다는 것처럼 들린다.
김 회장은 수출입은행장 역임 당시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빚었다. 성 전 회장이 자살한 뒤 다이어리(비망록)가 발견됐다. 이 다이어리에도 성 전 회장이 김 회장을 만났다는 기록이 등장했다. 만난 시기는 2013년 9월이다. 수출입은행에 2000억 원 이상 손실을 입힌  경남기업에 5700억원을 대출했을 당시(2011년~2014년)와는 시기가 다르다. 금융기관 수장이 기업인과의 만남 자체가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본다.

-금융권 적폐 청산이 금융권CEO임기만료를 기점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적폐는 관치 금융에서 비롯됐다. 관치금융은 모피아의 작품이다. 부정부패와 비리로 얼룩졌다. 김 회장도 예외가 아니다. 충남 보령 출신으로 서울고·성균관대를 나와 80년 행시에 합격한 이후 재무부 증권정책과(1988), 금융위 공보관(2004),금융감독위 수석부원장(2008), 수출입은행장(2011)을 거처 농협금융지주 회장(2015)을 맡고 있다. MB·박근혜 정부에서 공무원 옷을 벗은 그는 크고 작은 구설에 올랐다. 이 기관 동안 성완종의 경남기업 대출·다스 대출·원전개발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MB·박근혜 정부에서 잘 나갔고, 비리 의혹이 있다면 스스로 용퇴를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김 회장의 용퇴가 적폐청산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본다. 

-향후 행동 대책은
▲현재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내년 4월 연임을 막아야한다. 농협의 개혁을 계기로 금융권 전체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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