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도 넘은 관리부실...“정신 못차렸다”
이대목동병원, 도 넘은 관리부실...“정신 못차렸다”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7.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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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협의 없이 언론 브리핑...보건소에 신고했다며 거짓말도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이대목동병원의 관리부실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유가족과 협의 없이 언론브리핑을 진행한 것에 이어 사건 은폐의혹도 제기된 것.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같이 역학조사 및 모든 의혹에 대해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유가족 협의 없이 기자회견 진행 후 거짓말

지난 17일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원장은 언론 브리핑에 직접 나서 사과 및 재발방지만 약속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답변은 회피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곧바로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안이한 대처는 물론 은폐 의혹도 나온다.

이날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과 경찰, 보건당국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112에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16일 밤 11시7분께다. 신고자는 병원 관계자가 아니라, 숨진 신생아 중 한 명의 보호자였다.

이어 두 시간 뒤인 17일 새벽 1시께 관할인 양천구 보건소에 전화로 사고 소식을 알린 것도 경찰이었다. 병원은 병원 내 연쇄 사망 사고 때는 감염병 여부를 판단해 관할 보건소에 상황을 알리고 역학조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고도 이대목동병원 측은 언론 브리핑에서 “새벽 1시께 보건소에 병원이 신고를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실제로는 경찰 신고를 받은 보건소의 확인전화에 답했을 뿐이면서도 먼저 자진신고를 한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과정에서 유가족 일부가 “유가족들에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언론 브리핑부터 하고 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병원 측이 유가족보단 언론을 신경쓰고 책임을 덜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감염병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같은 중환자실에 있던 16명의 신생아 중 4명을 간단한 검사만 한 뒤 퇴원시킨 것도 적절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양천구 보건소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8명은 각각의 병원에서 임시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부실 도마 위

이대목동병원이 공개한 사망사건 경위서를 보면 A 환아에게 1차 심폐소생술이 이뤄진 시간은 오후 5시 44분∼오후 6시 4분이다. 이 환아는 오후 8시 12분에 2차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오후 10시 10분에 끝내 사망했다.

심폐소생술은 B 환아는 오후 7시 23분∼오후 9시 32분, C 환아는 오후 9시∼오후 10시 31분, D 환아는 1차 오후 9시 8분∼오후 9시 10분, 2차 오후 9시 11분∼오후 10시 53분에 각각 진행됐다. 환아들은 모두 목숨을 잃었다.

유족들은 이대목동병원 측이 환아 보호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항의하고 있다.

한 유족은 “신생아들의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의료진 과실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을 맡은 조수진 교수는 사고 당일 오전 11시께, 오후 4시께 회진을 했으나 사망 사고를 막지 못했다. 병원 측 대응 및 환자 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과수 “모든 의혹에 대해 조사할 것”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에 대해 부검조사를 하고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은 18일 “모든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언론과 유가족 등이 제기하고 있는 괴사성 장염이나 다른 질병 감염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 등 각종 의혹들을 모두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양경무 국과수 법의조사과장은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과수 서울연구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 12시 20분쯤부터 부검이 시작됐다. 유가족 면담과 약물 등 다양한 분야 감정의 회의 때문에 부검을 늦게 시작했고, 5명(법의학자 3명과 중앙법의학센터장, 법의조사과장)이 한 팀을 이루어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신생아 순서대로 한 명씩 부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수는 현재 첫번째 부검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 유족분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도 했고 의무기록도 추가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법의조사과장은 부검 결과가 언제 나올지에 대해 “얼마나 걸릴지 확실히 말할 상황이 아니다. 오늘 저녁이 될지, 내일 아침이 될지 예측 못하겠다”고 했다.

언론과 유가족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국과수와 수사기관이 공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망한 아이들 관련 주변조사 뿐만 아니라 생존한 아이들에 대한 추적관찰까지 들어간다. 국과수는 부검이 끝난 후 시신을 바로 가족에게 인계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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