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평문·이규승의 '장수는 위험하다' (5)
[연재] 박평문·이규승의 '장수는 위험하다' (5)
  • 박평문·이규승
  • 승인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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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행복하십니까?
책 '장수는 위험하다' [제공=출판사 시간여행]
책 '장수는 위험하다' [제공=출판사 시간여행]

 

장수는 위험하다는 노화에 따라오는 건강 문제와 대응책을 다룬 책이다. 지역 보건소 운동처방사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저자들은 운동부족인 사람들,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적절한 운동처방과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건강과 행복을 찾는 과정을 오래 지켜봤다. 나이 드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같은 나이라도 더 건강하고 힘차게 살 수는 있다. 이에 본지는 장수는 위험하다의 연재를 통해 그 변화와 실천으로 독자를 안내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내 몸 디자이너가 되는 길

 

아래는 내 몸을 알게 되면서 운동 디자인을 개선해나간 몇 가지 사례이다.

사례 1 근육량이 부족한 사람이 유산소운동만 하는 경우.

35세 전문직 여성이다. 두 아이의 출산 후 체중이 많이 증가하여 2개월간 12시간의 걷기 운동으로 6kg의 체중을 감량했다. 체성분 검사 결과 체중은 많이 줄었지만 근육도 함께 빠져 근육량이 표준 이하였다. 체중과 함께 근손실이 일어나는 것은 유산소운동만을 고집할 때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체중을 줄일 때는 지방을 줄이기에 앞서 근육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다. 따라서 근육을 유지하는 전략을 포함하여 운동을 구성해야 한다. 유산소운동보다 근력운동을 먼저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하지 근력은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의 건강 상태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그래서 하지근력 강화를 도와주는 내용으로 탄성밴드 운동을 구성하여 5세트씩 하도록 처방했다. 실천 결과 근육량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체력 향상도 체감된다는 반응을 얻었다.

사례 2 전체 근육량은 정상이지만 허리 근육이 유독 약한 사람이 유산소운동만을 하는 경우.

160cm, 52.5kg48세 직장인 여성이다. 평소 걷기운동과 아령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체성분 검사 결과 전체 골격근량은 표준이상으로 좋은 편이었으나 부분별로 보면 상체, 하체에 비해 몸통의 근육량이 매우 부족했다.

이런 유형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이분은 사무실에서 종일 앉아서 근무하는 좌업 생활자였다. 이러한 경우는 몸통 근육을 강화시키는 근력운동이 필수적이다.

허리근육 강화를 위한 짐볼 운동을 처방했고, 근무 중에는 최소한 1시간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기를 권했다. 처방을 실천하고 3개월 후 허리근육량은 나이 평균치로 증가했고, 골프 스윙도 훨씬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사례 3 운동성 고혈압이 있는 남성 보디빌더가 무거운 중량으로 근력운동을 하는 경우.

근육 운동을 많이 한 건장한 체격의 40대 남성이다. 무거운 중량의 근력운동을 즐기며 중량 올리기에 도전하고 있었다. 평소 혈압은 정상에서 약간 높은 수준이었지만 트레드밀 운동 부하 검사 결과 이완기 혈압이 121mmHg로 운동성 고혈압으로 판정되었다 (트레드밀 운동 시 수축기 혈압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정상인 반면 이완기 혈압은 변화가 없거나 약간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운동성 고혈압은 방치하면 일반 고혈압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으 므로, 무거운 무게를 드는 근력운동은 금기다. 가벼운 무게를 반복해서 드는 것이 좋다. 내 몸의 혈관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잘못된 운동 디자인을 한 경우이다.

사례 4 운동성 저혈압을 보인 중년 여성이 장시간의 운동을 한 경우.

신장 168cm, 몸무게 62.4kg으로 건강해 보이는 신체를 가진 46세의 중년 여성이다. 이분은 스포츠 센터에서 매일 러닝머신 1시간, 요가 30, 근력운동 30분으로 총 2시간의 운동을 하는데 운동을 하고 나면 매우 피곤하다고 했다. 가끔은 트레 이너에게 체격은 좋으시면서 체력이 왜 그렇게 약하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분은 위의 남성분과 반대로 운동 부하 검사 결과 운동성 저혈압으로 판정되었다. 운동 후 회복기 혈압이 107/54 (회복기 1), 99/57 (회복기 2)까지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다이나믹한 유산소운동 후 40~1시간 후에 혈압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데 이때 혈압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기운이 없고 피곤해진다.

운동성 저혈압을 보이는 경우 1시간 내내 러닝머신을 하는 등 한꺼번에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1시간 운동을 한다면 20분씩 나누어서 3회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경우는 비단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밤샘 공부나 야근을 피하는 것이 좋다. 내 몸의 순환계 기능을 고려해 운동을 디자인해야 한다.

사례 5 심폐기능이 약한 사람이 마라톤 풀코스에서 무리한 기록 갱신을 노리는 경우.

지금까지 총 15회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 47세 남성 마라톤 동호회원이다. 최근 2년간은 동호회 프로그램에 충실히 참여해 얼마 전 대회에서 3시간 1526초로 본인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3시간 이내 기록에 도전하고자 지금은 나름 체계적인 훈련과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운동 부하 검사 결과 최대산소섭취량이 54ml/min/kg이었다.

동 연령대 일반인들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들어오는 40대 남성의 최대산소섭취량은 일반적으로 60ml/min/kg이 넘는다. 마라톤 완주 시간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으로는 최대산소섭취량과 근섬유의 형태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의 누적 연습량으로 보아 최대산소 섭취량이 어느 정도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 상태로 마라톤 풀코스 3시간 이하에 도전하는 것은 상당한 신체적 부담을 줄 수 있다. 본인의 심폐 능력과 풀코스 도전 적정 기록 시간대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기록에 도전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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