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서울여대생 “추워도 저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기자 수첩]서울여대생 “추워도 저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7.12.13
  • 댓글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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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학생들 총장실 앞 점거...전혜정 갈 때까지 가나
시위현장 오지도 않아...불통 행보 여전해
우원식 의원실 “현 대학가 상황 알고 있어...내부적으로 적극 논의할 것”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서울여대 학생들이 11일 오전 8시부터 행정관에 위치한 2층 총장실 앞을 점거했다. 최근 서울여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생들과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 및 학교 관계자들이 학과 통폐합에 관해 간담회를 열었으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본지 기자는 비대위 소속 학생들과 학교 측 관계자들 간의 간담회 당시에 전 총장을 취재하려 현장을 찾은 바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 관계자들이 따뜻한 차를 주면서 “‘안 추우시냐’, ‘언제까지 있으실꺼냐’, ‘계속 있으시면 저희가 불편하다’” 등의 회유로 인해 전 총장의 취재에 실패했다.

본지 기자는 전 총장을 취재하기 위해 11일 오후 1시에 서울여대 행정관 총장실 앞에 도착했다. 

학생들 추운 날씨 불구 ‘전혜정 퇴진 요구’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하권이었다. 학생들이 총장실 앞을 점거하고 있기에는 매우 추운 날씨였다.

학생들은 기말고사 때문에 자신이 공부할 것을 챙기고 바닥에 앉았다. 총장실 앞의 온도는 본지 기자가 느끼기에 매우 낮았다. 그러나 학생들은 전 총장의 불통행보에 맞서며 포기하지 않았다.

전 총장이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총장실 앞을 찾아 학생들과 대화에 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전 총장은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본지 기자는 전 총장이 학생들과 ‘그래 갈 때까지 가자’,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 학과통폐합 문제 나서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13년 6월 민주당 최고위원 시절 대학의 학부 및 학과 통폐합 시 반드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당시 우 의원은 무분별한 학과 통폐합은 교육부에서 학과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대학평가 항목에 '취업률'을 획일적인 기준으로 도입하고, 이를 비롯해 평가점수가 낮은 학교에 정부지원을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취업률이나 학생 충원율과 재학율이 낮은 '비인기학과'를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이름 아래 통합하거나 폐지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학생이나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의 의견은 전혀 수렴되지 않은 채 일방적인 '통보'에 그친다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우 의원은 당시 "지금부터라도 학교는 학과 개편 시 학생과 의견을 나누고 이를 수렴하는 과정을 보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높은 등록금을 지불하고 수업을 듣는 만큼,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한 학습권을 당연히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까지 대부분의 학과 통·폐합 과정을 보면, 소통은 전혀 없고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만 남아있다"며 개정안 발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대학생·청년 역시 우리사회의 고통 받는 을(乙)중에 하나"라며 "갑(甲) 대학이 상생을 위한 소통은커녕 무분별하게 횡포를 부리고 있는 만큼, 상대적 약자인 청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각종 법안을 만들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국회 측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학들의 학과 통폐합 문제에 대해 논의한 후 해결책을 제시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동덕여대와 국민대, 경기대, 서울여대, 중앙대, 서강대 등이 학과 통폐합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 전문가는 “전혜정 총장이 현장을 찾지 않을뿐더러 학생들과 일체 대화에 임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만큼 서울여대를 포함해 학과 통폐합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대학의 학생들을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대학가의 상황을 알고 있다. 추운 겨울에 학생들이 불통에 맞서는 것에 대해 도와야한다고 생각 한다”며 “학과 통폐합 문제로 진통을 겪는 대학들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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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2017-12-14 14:39:54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김원주 2017-12-12 01:41:06
서울여대의 독보적 통폐합을 반대합니다!

류류 2017-12-12 00:29:47
대부분의 수도권 대학이 당면한 문제에 회피하지않고 맞서는 서울여대가 멋있습니다.

2017-12-12 00:20:43
모든 대학교가 당면한 문제네요ㅠㅠ학생들의 배울 권리 학습권을 보장해주세요!

슈니 2017-12-11 23:53:07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