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84, ‘민주당, 샴페인에 취했나?’
지방선거 D-184, ‘민주당, 샴페인에 취했나?’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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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방선거 위기설 ‘내막’

6·13 지방선거로 정치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출마 예상자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민주당은 느긋하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도록 70%선을 유지하고 있다. 당 지지율도 50%를 넘나들고 있다. 당 안팎에서 ‘내년 선거는 따 놓은 당상’이라며 여유로운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찻잔 속 태풍’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선거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압도적 우세를 점치던 선거에서 막판에 뒤집힌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200석까지 넘보던 새누리당도 공천 파동 등 각종 악재로 제2당으로 밀려났다.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6개월 남았다. 변수가 충분한 시간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여당, 절반의 성공
2018년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나흘 넘기고 6일 새벽 최종 가결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로 178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60, 반대 15, 기권 3표로 가결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에 밀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 정권에 호의적인 복수의 정치평론가들조차 “이번 예산안은 잘 봐줘야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케어’예산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여야는 지난 4일 예산안 합의를 통해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액을 정부 예산보다 2200억원 줄이기로 합의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60% 대에서 70% 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문재인 케어’가 취임 후 첫 예산심사 과정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미용·성형을 제외한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 확대가 문재인 케어의 핵심이다. 하지만 시행 첫해부터 재정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애초에 정부가 편성한 건강보험 국고지원액은 올해 6조8000억원보다 4000억원 늘어난 7조2000억원이었다. 하지만 건강보험법상 필요한 규모보다 6% 부족한 상태였다. 여기에서 여야가 관행을 이유로 2200억원을 추가로 줄이다 보니 재정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권 및 민주당 권리당원 일각에서는 “취임 첫 해에 대통령 핵심공약도 못 지키는 원내지도부는 뭐했냐”며 우원식 원내대표와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이들의 불만은 예산안과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벌어진 현수막 전쟁에서도 불거졌다. 사실상 바닥 민심 여론전에서 한국당에 패배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앙당 후원회가 부활하며 불과 40일만에 2억 원가량의 금액을 모았다는 데 과연 어디다 썼냐’는 불만도 튀어 나오고 있다.

이른 대선 준비 비판
여권은 벌써 총선을 넘어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를 통해 차기 대선 후보가 정해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재명 성남시장·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해 차기 대선을 향한 서울시장 등의 경합이 치열해 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권이 당과 대통령 지지율만 믿고 지방선거 승리한 것처럼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의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친문의 비판을 받고 있다. 안 지사는 충남지사 출마 대신 국회의원 배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도정보다 ‘강연정치’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전국 각지를 다니며 지방분권이나 개헌 등 굵직한 전국구 이슈를 논한다. 안 지사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단법인 4월회 초청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가 아주 잘하는 분야와 못하는 분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걸 명쾌하게 (대답)하면 싸움난다”며 “할 말 있으면 집에서 방문 잠그고 전화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또한 과거사 청산문제에 대해서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정파적 싸움은 이제 극복해야 한다”며 “그들이 민주주의 역사에서 무엇에 기여했는가 잘 살피고 그것에 따라서 긍정적인 요소들만을 기록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대립하는 가치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현대사의 매우 왜곡된 역사의식”이라고 부연했다.

친문계는 안의 발언에 발끈했다. 이들은 “임기 1년도 안 된 대통령이 눈 시퍼렇게 버티고 있는데 벌써부터 잠룡행세라니”, “보수 언론에게 여권 갈라치기 소재를 준다”, “이승만 박정희에는 긍정적인 사람이 같은 당 당원들에게 각을 세웠나”며 비판했다. 충남정가에서도 안의 행보에 비판이 나왔다. 대권 도전에 나섰던 정치인이기 전에 21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진 도백으로서 도정현안을 도외시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안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도 행보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선거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승패를 알 수 없다. 그게 마지막까지 방심하면 안 되는 이유다. 경제는 어렵다. 외교문제도 풀리지 않은 숙제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은 지지율에 취해있다. 마치 승리한 것 같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 내년 6월까지는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 한방이면 전세는 역전된다. 그 시간까지 절치부심하며 민생행보를 걸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에서도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반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방이면 지지율은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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