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마트폰 데이터요금, OECD평균 4배·핀란드 45배
한국 스마트폰 데이터요금, OECD평균 4배·핀란드 45배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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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컨설팅업체 분석 보고서... 시민단체 단통법 개정 움직임에 영향

한국의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세계 주요 나라 가운데 가장 비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그동안 통신업계에서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라고 주장한 것과 상반돼 단통법 개정 움직임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핀란드의 국제 컨설팅 업체인 리휠(Rewheel)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 유럽연합(EU)에 속한 41개국, 187개 이동통신업체(재판매업체 58개 포함)의 요금제 1천628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리휠은 나라·업체별 데이터 요금을 비롯해 이동통신 분야 가격정책 동향 등을 조사한 보고서 ‘디지털 퓨얼 모니터’ 최신판을 1일(현지시간) 펴냈다.

리휠은 월 무료통화 1천분 이상 제공에 HD급 영상을 항상 3Mbps 이상 속도로 유지하는(일정량 사용 이후 속도가 줄어드는 상품은 제외) 스마트폰 요금제(SP)와 데이터만 이용하는 요금제(MB:모바일 브로드밴드)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 11월 기준으로 데이터 가격을 환산해 비교했다.

국가별 4G LTE 데이터 1GB당 가격 비교(단위 유로,스마트폰 요금제) 한국이 41개국 중에서 가장 비싸고, 핀란드가 가장 싸다. (출처=DFMonitor 8th release from Rewheel Oy)
국가별 4G LTE 데이터 1GB당 가격 비교(단위 유로,스마트폰 요금제) 한국이 41개국 중에서 가장 비싸고, 핀란드가 가장 싸다.
(출처=DFMonitor 8th release from Rewheel Oy)

이 결과 SP 요금제의 경우 4G LTE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당 가격은 한국이 13.4 유로(약 1만7230원)로 41개국 가운데 가장 비쌌다. 캐나다 12.1유로로 2위, 미국 9.6유로(6위), 일본 5.7유로(10위), 독일 5유로(13위) 등이었다. 반면 핀란드는 0.3유로(약 380원)로 가장 쌌으며, EU 평균은 2.4유로, OECD 평균은 3.3유로였다. 한국이 핀란드 대비 45배, OECD 평균보다 4배가 비싼 셈이다.

또 30유로(약 3만8580원)에 사용할 수 있는 4G LTE 데이터는 프랑스와 덴마크 등 11개국이 무제한이었으며, 영국 등 4개국은 100GB 이상이었다. 27개국이 30유로에 10GB 이상 제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0.3GB로 38위로 사실상 꼴찌로 나타났다.

30유로로 구입할 수 있는 4G 데이터 양(단위 GB, 스마트폰 요금제) 한국은 38위, 핀란드, 프랑스, 덴마크 등 8개국은 무제한이다. (출처=DFMonitor 8th release from Rewheel Oy)
30유로로 구입할 수 있는 4G 데이터 양(단위 GB, 스마트폰 요금제) 한국은 38위, 핀란드, 프랑스, 덴마크 등 8개국은 무제한이다. (출처=DFMonitor 8th release from Rewheel Oy)

무료통화 등이 없는 무선데이터 전용(MB)일 경우 30 유로로 사용 가능한 4G 데이터의 양은 한국이 22GB로 41개국 중 33위였다. 캐나다는 2.3GB로 가장 적었다. 무제한 허용은 폴란드, 스위스, 핀란드 등 11개국에 달했다. 30유로로 사용할 수 있는 4G 데이터는 41개국 가운데 캐나다가 2GB로 가장 적고 한국은 22GB로 33위였으며, 스위스와 프랑스 등 11개국은 무제한이다.

무선데이터 전용 요금제에서 4G 데이터 1GB당 가격은 캐나다가 9.7유로(1위) 가장 비쌌고, 핀란드가 0.08유로(41위)로 가장 쌌다. 미국은 6.8유로(3위), 독일은 3.8유로(7위), 일본 3.3유로(8위)였다. OECD평균은 1.2유로, EU 평균은 1유로였다.

전체 이동통신업체 가운데 무료통화 제공 요금제에서 데이터 1GB 가격이 가장 비싼 업체 상위 10개 중에 SKT(5위), LGU+(7위), KT(10위) 등 한국 3대 업체가 모두 포함됐다.

리휠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비롯 캐나다, 미국, 일본 등을 지목하면서 “이들 나라 이동통신 업체들은 데이터 가격을 과도하게 비싸게 책정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리휠은 “올해 하반기 데이터 이용 가격이 상반기에 비해서만 평균 30% 떨어지는 등 EU와 OECD 국가 업체들의 무제한 데이터 제공 추세가 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리휠의 보고서 내용은 기존에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서 그동안 발표해온 것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방통위와 통신업계에서는 비교 기준이나 대상이 다르다며 리휠의 보고서를 평가절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그동안 방통위나 업계의 발표는 음성·SMS·무선인터넷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거나 구매력(PPP) 지수 등을 반영하는 등의 비교 기준이 이번 보고서와는 다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모바일 데이터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특히 갈수록 전화통화나 문자보다 데이터 사용 비중이 커지는 추세라는 점에서 이 보고서가 의미심장하다는 것.

지난 10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조형수변호사)는 ‘단통법 시행 3년 평가’라는 자료를 통해 “통신3사의 통신서비스 시장 독과점과 폭리구조는 더욱 공고해졌다”며. “통신3사와 단말기 제조사들의 그 동안 영업이익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감안한다면 대폭의 통신요금 인하와 통신시장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기본료 폐지와 월 2만원의 보편 저렴요금제를 주장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 보고서가 많은 국민들로부터 ‘대표적인 악법’이라며 지탄받고 있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즉 단통법 개정 움직임에 다시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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