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정운(52)씨가 연루된 ‘28000억원대 가상화폐 다단계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채굴기 운영을 대행한 미국업체 관계자와 상위 투자자들을 무더기로 또 구속했다.
인천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최호영)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채굴기 운영 대행 미국업체 ‘마이닝맥스’ 관계자와 상위그룹 투자자 등 14명을 추가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앞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마이닝맥스 관계자 3명을 구속하고 경남지방경찰청이 구속한 이 회사 관계자 1명의 신병도 넘겨받았다.
이번에 추가로 구속된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많은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 추천수당 수억∼수십억원씩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상위 투자자로 불리며 피라미드식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은 이들이 추천수당 등으로 챙긴 금액은 1인당 최소 2억원에서 최대 2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다.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으로 구입하거나 가상화폐 채굴기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마이닝맥스는 투자자들에게 이 채굴기를 구입하게 한 뒤 이를 대신 운영해 주고 수익금의 40%를 받아 챙겼다.
마이닝맥스는 투자자를 데리고 오는 상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인천과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그만큼 제대로 가상화폐를 채굴할 수 없게 되면서 수익금 지급이 지연됐다는 것. 급기야 하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상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며 돌려막기를 하다가 회장과 부회장은 해외로 도피했다.
이들에게 피해를 본 하위 투자자는 현재까지 50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피해금액도 28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미국과 캐나다로 각각 도피한 회장과 부회장을 쫓는 한편, 이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가수 박 씨를 이달 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 씨는 마이닝맥스의 계열사가 출자한 홍보대행업체의 대표를 맡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