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혜정 총장 사퇴하라"...서울여대 학과 통폐합 진통
[단독] "전혜정 총장 사퇴하라"...서울여대 학과 통폐합 진통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7.11.23
  • 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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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2019년 하위 15%내외 학부와 학과 통폐합 추진
취업률 높은 학과와 계열 확대하고 낮은 학과는 축소,폐지
학생A "학생의 의견 무시한 졸속행정...전 총장 물러나야"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의 사퇴여론이 뜨겁다.

서울여자대학교가 오는 2019년 학과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학생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학과 통폐합이 '상아탑' 본연의 취지를 벗어나 학문보다 취업을 위한 졸속 계획이라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22일 서울여자대학교 구조개혁 추진계획에 따르면, 서울여대는 2019년까지 평가결과에 따라 하위 15% 내외의 학부와 학과를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개혁 추진 계획은 취업률이 높은 학과 및 계열은 확대되고 취업률이 낮은 인문 계열과 기초 학문 계열이 축소되거나 폐지된다.

이를 위해 서울여대 각 학부와 교수들은 학과 발전 계획서와 2016~2018년 실적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통폐합을 자진 신청하는 학과는 평가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대학특성화사업에 선정된 학과도 평가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학생 의견 무시 '논란'

서울여대의 구조개혁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무시됐다는 지적이다. 성격이 다른 학과끼리 새로운 단일학부나 단과대로 통합된다면 교육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서울여대 학생 A씨는 “각 학과가 학교 측에게 받은 공문을 토대로 발전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고 의견조차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졸속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전 총장은 자격이 없다. 자진 사퇴해야 한다. 그리고 통합추진은 원점에서 재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여대 학생들은 현재 포스트잇과 대자보를 붙이는 등 학교 측에 반발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전혜정 총장이 학생들과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계 전문가는 “전혜정 총장이 학생들에게 학과 통폐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려고 더 노력했다면 마찰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혜정 총장...교수들과도 갈등 전적있어

전혜정 총장이 마찰은 빚은 것은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1월 25일 서울여대 교수들은 △교원인사평가제도의 불합리성 △연간 책임시수 증가에 따른 교육의 질적 하락 △교양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설강 기준을 강화하는 등 일방적인 학사개편에 반대를 표하면서 전 총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서울여대 교수들은 성명서를 내고 "대학의 근간이 되는 각종 제도를 졸속 개편하고 무리하게 시행한 데 대해 교수와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했다.

당시 서울여대 대학 본부는 정년제 전임교원의 강의시간을 연간 18학점에서 21학점으로 늘렸다.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교수들은 강의의 질적 하락을 우려했다. 당시 서울여대 교수평의회 의장 박동찬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담당하는 강의가 많아지면 강의 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또 일정 강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노동 강도가 높아질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대학구조개혁 바람은 학내 구성원 간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서울여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천대, 중앙대, 국민대 등 여러 학교가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취업은 필수”

전 총장의 학과 통폐합 결정이 학문 연구와 배움의 장인 '상아탑'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 '취업'만을 위한 학교로 만들려 한다는 게 학생들의 비판이다. 실제 전 총장은 지난 2013년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취업은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학계 전문가는 “학교는 학문을 배우고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학문을 연구하는 '배움의 장'이다. 이것이 상아탑의 취지다. 전 총장이 취업은 필수라고 말한 것은 문제가 있다. 대학을 취업을 위한 관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잘못된 인식이다"고 했다. 전 총장이 대학은 곧 취업사관학교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업 시장이 얼어 붙었다. 청년 체감실업률인 고용보조지표 3은 21.7%이다. 10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다.

대학들은 취업률이 높은 학과 및 계열은 확대되고 취업률이 낮은 인문 계열과 기초 학문 계열이 축소되거나 폐지되고 있다. 학교가 학문보다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정거장 용도가 됐다는 지적이다.

서울여대에 재학중인 B씨는 "대학은 취업의 정거장이 아니다. 대학은 학생들이 꿈을 찾아 공부하는 곳이다. 취업시장의 한파가 지속되면서 학생들의 꿈도 얼어붙고 있다. 취업률 높은 학과와 계열만 남는다면 그건 더 이상 학교의 기능이 아니다.  전 총장이 학과 통폐합을 통해 내부갈등을 지속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현재 취업률이 높은 학과와 계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미래에 대한 해안력을 가지고 학생들과 더불어 고심해서 역경을 헤처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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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영 2017-12-11 21:04:37
아까 너무 속시원했습니다. 시위때부터 함께해주셨군요. 부디 구독수1위길만 걸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ㅠㅠ 정말 감사합니

슈니슈니 2017-11-25 00:40:45
감사합니다 기자님!!

2017-11-25 00:34:16
감사합니다:)

덕분에 2017-11-24 23:55:00
기사 감사드립니다!

슈니 2017-11-24 22:06:22
기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