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남자' 정현호 사장, 뉴삼성 키맨 부상
'이재용의 남자' 정현호 사장, 뉴삼성 키맨 부상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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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정현호 역할론 대두, 이재용 옥중 첫 정기인사 주도
- 미전실 해체로 떠난 사장단서 홀로 복귀...신설된 TF 관심

 

최근 삼성전자로 복귀한 정현호 사업지원TF(사장·사진)이 삼성의 키맨으로 떠올랐다. 정 사장은 해체된 그룹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출신이다. 이달 초 사장단 인사를 통해 복귀했다.

삼성전자는 162014년 이후 3년 만에 큰 폭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의 막후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업계는 정 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정 사장은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 이번 인사도 정 사장이 실무 작업을 총괄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정 사장이 맡을 TF의 구성과 추후 조직개편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정현호의 화려한 복귀

 

삼성전자는 이날 221명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최순실-박근혜게이트에 연루돼 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83명을 승진시키는 데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2.7배가량 늘었다. 앞선 사장단 인사와 마찬가지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그대로 적용됐다.

다만 깜짝 인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무려 27명의 부사장 승진 인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는 이 부회장의 복귀와 세대교체를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 수감 중인 이 부회장 등 총수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통해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올래 초 미전실 해체로 그룹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면서 이번 임원 승진 인사에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 인사 발표 이후 무려 2주일 만에 임원 승진 인사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사장단 인사와 임원 승진 인사의 시차가 가장 컸던 것은 2011년의 엿새(127-1213)였다.

이에 미전실에서 주도하던 인사를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맡게 돼 마찰이 빚어졌다는 설이 돌았다. 다른 계열사와의 조율이나 협의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

또 이 부회장의 최측근이자 옛 미전실 인사지원팀장 출신의 정 사장이 이번 인사를 주도했다는 점도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정 사장은 덕수상고(현 덕수정보산업고)와 연세대 경영학과(78학번)를 거쳐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에 입사했다. 주로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1년 미전실 경영진단팀장으로 발탁됐고 2014년에는 삼성그룹 인사를 총괄하는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을 맡았다. 인사 경험이 없는 인물을 인사총괄로 기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정 사장이 이 부회장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업지원TF, 미전실 대체설

 

정 사장은 1995년 하버드대 경영학과 석사 과정을 이수하며 당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이 부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정 사장은 하버드대 MBA 경험을 바탕으로 이 부회장의 지근거리에서 유학 생활을 보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은 2001년부터 이 부회장과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정 사장은 이 부회장과 비슷한 시기 승진하며 그룹 안팎의 시선을 끌었다. 상무 승진(2004)은 이 부회장보다 1년 늦었지만 전무(2007)와 사장(2010)에는 함께 올랐다. 이 부회장의 젊은 나이를 감안해 속도를 조절했을 가능성을 감안해도 재벌 후계자와 나란히 승진했다는 점에서 초고속 승진이란 평가다.

미전실이 삼성 내 적폐로 낙인 찍혔지만 이 부회장이 비판을 무릅쓰고 정 사장을 다시 복귀시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정 사장은 신설된 사업지원TF를 받은 데다 올해 2월 미전실 해체로 떠났던 6명 사장 가운데 유일하게 복귀했다. 그에 대한 이 부회장의 깊은 신뢰가 확인됐다. 추후 조직개편에서 TF의 진용과 규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사업지원TF의 정확한 역할과 구성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정 사장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계열사와의 인사 교류는 물론 사업 협의, 재무 관리 등 미니컨트롤타워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이 부회장의 의중을 전파, 현안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는 업무까지 담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미전실에 이어 막강한 파워를 발휘할 가능성이 지적된다.

정 사장은 또 향후 이사회 의장직을 맡은 이상훈 사장과 삼성의 경영전략 전반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도 정 사장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의 하버드대 유학 시절 미국 법인에서 재직하며 친분을 쌓았다. 2010년부터는 미전실 전략1팀장을 맡아 계열사들의 전략을 총괄하고 사업재조정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런 투톱체제가 계속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 사장이 이건희 회장 체제 때 그룹 2인자였던 이학수 전 부회장 라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실형선고를 받아 경영복귀 시기가 불투명하지만 이건희 시대의 삼성그룹과 작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재용 체제가 완벽하게 자리 잡기 위해선 언제든지 인적쇄신이 이뤄질 수 있단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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