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평문·이규승의 '장수는 위험하다' (2)
[연재] 박평문·이규승의 '장수는 위험하다' (2)
  • 박평문·이규승
  • 승인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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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행복하십니까?
책 '장수는 위험하다' [제공=출판사 시간여행]
책 '장수는 위험하다' [제공=출판사 시간여행]

 

장수는 위험하다는 노화에 따라오는 건강 문제와 대응책을 다룬 책이다. 지역 보건소 운동처방사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저자들은 운동부족인 사람들,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적절한 운동처방과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건강과 행복을 찾는 과정을 오래 지켜봤다. 나이 드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같은 나이라도 더 건강하고 힘차게 살 수는 있다. 이에 본지는 장수는 위험하다의 연재를 통해 그 변화와 실천으로 독자를 안내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그림(1) 2017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와 추정 생애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제공=출판사 시간여행]
<그림1> 2017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와 추정 생애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제공=출판사 시간여행]

 

당신의 운동지능을 키워라

 

그렇다면 건강수명을 늘리는 실제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노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이가 드는 물리적 노화(aging)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몸의 기능이 쇠퇴하는 기능적 노화(dysfunction)도 있다. 문제는 물리적 노화(나이 듦)와 기능적 노화(몸의 기능 쇠퇴)가 동시에 진행될 때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1>을 보자. 그림처럼 이 두 가지 노화가 서로를 향해 진행하다가, 겹쳐지는 시점부터 노인성 질병이 발병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두 가지 노화가 겹쳐지는 면적이 커질수록 질병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후로는 끊임없이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며 삶의 질 저하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막거나, 적어도 되도록 더디게 찾아오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물론 누구도 나이가 드는 것, 즉 물리적 노화는 막을 수 없다. 그러나 기능적 노화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지연시킬 수 있다. 물리적 노화가 우측으로 진행하더라도, 기능적 노화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두 도형이 겹쳐지는 시점도 더 늦게 찾아온다. 같은 나이라도 겹쳐진 면적이 더 좁을 것이다. 우리 몸의 기능은 근육의 양과 질에 달려 있다.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킬 수 있다면 기능적 노화를 지연하는 최고의 방법이 된다.

근육을 증가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적절한 영양소 섭취가 필요하다. 근육은 수분과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근육의 재료가 될 질 좋은 영양소를 음식을 통해 적당한 만큼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연료로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 힘줄, 인대를 부지런히 움직여 끊임없이 자극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전신으로 골고루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된다. 이렇게 몸이 원활하게 기능하면 설령 물리적 노화가 진행되더라도 건강이 쉽게 나빠지지 않는다. 몸이 기능적으로 노화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단 근육은 가역성이 있다. 적절한 자극이 없으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 한다. 임시방편에 그치지 않고 근육량을 유지하려면 꾸준히 운동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정리하면, 가능한 한 오래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근육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 몸은 다양한 형태로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일부러 외면하기도 한다. 우리가 몸의 위험 신호를 알면서 외면하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기호식품이라는 명목으로 용인되어온 술, 담배 중독이다. 몸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한번 중독이 되면 우리는 반복적으로 음주, 흡연을 한다.

, 담배가 적극적으로 행위하는 중독이라면, 반대로 뭔가를 하지 않게 되는 중독도 있다. 바로 운동부족(hypokinetic)이다. 수년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왔더라도 한두 달만 쉬면 우리 몸은 금세 나태해져 운동하기 싫어진다. 한 잔씩 두 잔씩 하던 술이 알콜중독으로 이어지듯이 한 번, 두 번 운동을 빼먹으면 어느새 운동부족이라는 중독에 걸리게 된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건강 유지, 증진을 위해 최소한 주 5회 이상, 하루 30분의 중등도 유산소 신체활동 또는 주 3회 이상, 하루 20분의 고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보다 적으면 운동부족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을 제정하여 건강증진을 위한 신체활동량을 권고하고 있다.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의하면, 2014년 중등도 이상 신체적 비활동(physical inactivity)74.5%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셈이다. 한국인의 운동 안 하기 중독이 심각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 영양 불균형(unhealthy diet)과 더불어 신체적 비활동을 만성질환의 주 위험인자로 꼽고 있다. 이러한 위험인자를 제거했을 때 적어도 심장질환과 2형 당뇨의 80%, 암의 40%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장기간의 규칙적인 신체 활동 참여는 다양한 종류의 질환을 예방하고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줄인다고 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전 국민이 주 1~2회에 운동에 참여하면 1인당 8만 원, 연간 28천억 원의 의료비가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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