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사내 성폭행...“정태영이 문제다”
현대카드, 사내 성폭행...“정태영이 문제다”
  • 오혁진
  • 승인 2017.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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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현대카드 사내문화 남성 우월주의·권위주의 팽배한 것”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현대카드의 사내 성폭행 문제에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태영 부회장의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

기업의 오너로서 내부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남녀 공용 화장실 추진 문제까지 불거지며 비판 여론은 커지는 분위기다.

여성단체는 현대카드의 사내문화가 남성 우월주의와 권위주의가 팽배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태영 부회장이 사태 해결에 앞장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카드 성폭행 논란

현대카드에 위촉계약직 여직원 A씨는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폭행을 당했으며 경찰 조사 후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회식이 끝난 뒤 남자동료인 B 씨와 팀장인 C 씨의 차를 타고 집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런데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도망을 가고 저와 B 씨, C 씨만 남게 됐다"며 "겁이 나서 먼저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와 문을 잠갔지만 B 씨와 C 씨가 시끄럽게 문을 두드려 열어주게 됐다"고 전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자신이 문을 열자마자 C 씨가 침대 위에 누웠고, B 씨는 술을 더 마시자고 했지만 자신은 쇼파에서 잠이 들었고 이후 B 씨는 불을 끄고 집에 돌아갔다고 한다. 이후 C씨에 의해 옷이 벗겨졌고 그대로 성폭행을 당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결국 며칠 뒤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관리자인 센터장은 "돈이 필요할 텐데 여기 그만두면 다른 직장 구할 수 있겠냐"며 사직서를 반려했고 다시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센터장은 "서로 실수한 걸로 문제 삼으면 안 된다"며 사직서를 찢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9월 말쯤 본사에 알렸지만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니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 결과대로 조치할 것"이라는 답변만 내놨다고 주장했다.

현대카드 측은 "둘 사이의 애정행각 문제로 회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경찰 조사에서도 무혐의 처분이 났고, 오히려 A 씨가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대카드, 뒤바뀐 입장...정태영은 없었다

현대카드는 해당 사건에 대해 개인의 문제라고 해명했으나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수차례 사과를 표명했다. 입장이 뒤바뀐 것이다. 그러나 대표이사인 정태영 부회장은 공식적인 입장이나 사과를 하지 않고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지난 8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사내 성폭행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최근 당사 관련 논란에 대해 어제 현대카드에서 올린 글을 전한다”면서 “사건 내용이 무엇이건 관련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외 발표를 안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상황이 그 수준을 넘어섰고 회사의 무마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어서 부득이 사건 경위를 발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가 올린 글이 본인의 입장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전날 오후 현대카드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회사의 입장문을 말한 것으로 “당사자 면담 내용을 바탕으로 주변인 증언 및 당시 정황 등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당사는 물론 외부 감사업체도 이를 성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고소에 따른 수사가 이뤄졌지만 경찰과 검찰 모두 가해자로 지목된 B 씨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직장 내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대표이사인 정 부회장이 공식적인 사과나 입장표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신입 여직원 사내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한샘이 취한 조치와 비교된다는 비판도 있다.

여성단체는 이를 두고 현대카드의 사내문화가 남성 우월주의와 권위주의가 팽배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현대카드 SNS를 통해서만 사과를 했으며 정 부회장은 본인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기업 오너로서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행보를 보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은 평소 SNS를 통해 활발한 소통과 탈권위로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실제 그의 페이스북에는 예술과 인공지능의 발달, 미국의 마리화나 합법화 등 유독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견해가 많다.

본인의 입장을 잘 밝혀오던 정 부회장이 사측의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것은 옳지 못한 행보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정 부회장이 주변의 지적과 비판을 받아들이고 입장을 표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는 이에 대해 현대카드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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