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종잣돈 10兆… '제2창업 붐'예고
벤처 종잣돈 10兆… '제2창업 붐'예고
  • 도주혁 인턴기자
  • 승인 2017.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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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3조+민간 7조 총 10조원 벤처기업 투자
창업기업에 20조 대출보증도...스톱옥션2천만원 비과세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펀드를 조성해 '제2의 창업 시대'를 예고했다. 

정부는 2일 서울 숭실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 정책 과제로 내세운 '혁신성장 추진전략'의 첫 번째 대책이다.

김 부총리는 "민간 중심의 혁신 창업으로 제2의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에 기술력을 갖춘 창업 기업을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혁신모험펀드'를 새롭게 출범시킬 예정이다.

정부가 3년간 3조원을 종잣돈으로 내놓고 벤처캐피털업체들이 민간 자금 7조원을 끌어와 총 10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만들도록 하겠다는 것.

정부와 민간이 함께 설립하는 벤처 투자 펀드는 지금까지도 '모태(母胎) 펀드' 형태로 운영해 왔다.

'혁신모험펀드'는 기존 모태 펀드가 성공 가능성이 높은 벤처 기업 중심으로 투자했던 것과 달리 고(高)위험군이지만 성공했을 때 경제 기여도가 큰 벤처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벤처 생태환경에 새로운 변화가 예고된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모태 펀드는 통상 벤처 한 곳에 10억~20억원 정도씩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혁신모험펀드는 기술 벤처에 수백억원대 투자도 단행해 실질적인 벤처 생태계 육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벤처 투자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각각 0.33%와 0.24%이다. 우리나라는 0.13%에 불과하다.

혁신투자펀드의 신규 출범을 통해 이 비율을 0.23%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모태펀드도 그대로 운영하면서 추가로 혁신모험펀드를 만드는 것"이라며 "기존 모태펀드도 매년 1조~2조원 규모의 벤처 투자 펀드를 만든다고 보면, 국내 전체로는 연간 4조~5조원 정도의 벤처 투자금이 조성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혁신모험펀드가 앞에서 창업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역할이라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20조원 규모의 혁신기업 대상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간접 지원에 나선다.

신보·기보는 창업 기업이 인수합병(M&A)이나 외부 기술 도입, 설비 투자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할 때 대출 보증을 해주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정부는 이 밖에도 벤처기업 직원들이 스톡옵션(주식 매수청구권)을 받을 때 2000만원까지 비과세하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직원이 창업했다가 실패했을 때 재입사할 수 있도록 '창업 휴직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벤처캐피털는 정부 정책에 반색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김형수 전무는 "과거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굉장히 큰 금액"이라며 "국내 벤처캐피털 시장 활성화는 물론이고 이런 돈이 제대로 벤처로 흘러가면 국내 벤처업계가 질적·양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 부활로 우수한 인재가 벤처업계로 들어오고 선진국 수준의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거품 우려도 제기됐다.

단기간에 거액이 유입돼 2000년대 초반처럼 벤처 거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종잣돈 3조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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