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최경환 골프회동이어 노조선거 개입 의혹 ‘이중고’
황창규, 최경환 골프회동이어 노조선거 개입 의혹 ‘이중고’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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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황창규 회장, 직접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 황창규 KT 회장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과 골프회동을 해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노조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 정치권의 난타가 예상되는 것.

KT민주화연대는 지난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사측의 노조선거 개입 공작 관련자를 조사하고 KT 경영지원실과 노사협력팀을 압수수색하라”며 “황창규 회장은 불법적 노조선거 개입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또 KT핵심 임원들이 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할 목적으로 차기 위원장 후보를 추천하고 황창규 회장이 이를 낙점했다는 정황이 담긴 노사협력팀 증언 녹취록을 공개했다.
 
KT민주화연대는 KT 노동자들을 비롯해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황 회장 등이 연루됐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등을 증거로 관련자들을 서울지방노동청에 고소키로 했다.

KT, 노조선거 개입했나?

지난 2014년부터 KT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 노무관리 등을 담당하다 올해초 대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신현옥 본부장은 올 11월 초에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KT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김모 지역본부 노조위원장을 중앙본부 위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민주화연대 관계자는 “신 본부장의 추천을 받은 현 이성규 경영지원실장이 황창규 회장에게 보고했다. 황 회장이 지난 8일경 이를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김모 지역 위원장은 1991년부터 노동조합 상근 간부로 재직하며 중앙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지역위원장 재선 등 20여년간 노동조합 간부로 활동해왔다.

민주화연대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김 위원장이 회사로부터'낙점'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일에 등장하는 노사협력팀 관계자 A씨는 "지난 추석 연휴 끝나기 전, 황창규 회장이 김00 위원장을 신임 위원장으로 최종 낙점했다"며 "노동조합 선거는 신속하게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화연대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의 의중이 노조선거에 중요한 것. 현재의 KT는 불법 노동행위가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KT노동조합 위원장 선거는 사측이 개입한 '부정선거'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사측 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투표'가 진행되는가 하면 투표함에 불법 투표용지를 집어 넣는 '투표 바꿔치기' 정황이 확인 된 바 있다.

KT 노동자들은 KT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노동부의 '기소의견'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KT 노동자들은 2014년 선거에서 발생한 부당노동행위를 검찰이 불기소 하자 2016년 재항고 했으나 1년째 대검에서 계류 중이다.

KT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여야, 황창규 난타하나

정치권에서도 노조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황창규 회장을 난타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 12일 과기정통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과방위는 30일에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황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KT의 노조선거 개입 의혹을 들은 바 있다. 국정감사에서 황 회장에게 따질 예정이다. 최순실 게이트 및 노조선거 개입 의혹 등 물을 것이 한 둘이 아니다. 불출석은 의혹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관계자는 “현재의 KT는 대표적인 적폐기업이다. 황 회장은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방위 측은 황 회장에게 다시 출석을 요구시켰다. 그러나 이달 말에도 출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출석하지 않을 것 같다. 논란이 많았던 국정감사의 증인들은 대부분 핑계를 대며 불출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업계와 정치권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불출석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열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다시 채택됐다. 

황창규, 어떤 질문 받나?

황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올해 과기정위 국감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인 통신비 인하를 비롯해 케이뱅크 인가 특혜 의혹, 박근혜 정권과의 유착 관계 등과 관련된 질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KT의 경우 케이뱅크 인가 특혜 의혹도 받고 있다. KT가 주주 간 사전합의를 통해 케이뱅크 설립 후 사실상 대주주 위치에 오른 만큼 석연찮은 인가 관련 유권해석 과정에 KT와 박근혜 정권의 유착관계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케이뱅크 심성훈 대표이사를 특혜의혹 등의 건으로 증인 요청, 심 대표는 10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여야 의원의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심 대표는 KT 등 주요 주주의 동일인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한편 인가 과정이나 운영 방식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케이뱅크가 단순한 유권해석의 문제로 최종 결론이 난다면 큰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국감 과정에서 특혜를 입증할 만한 또 다른 사실이 폭로될 경우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KT는 최순실이 실소유주였던 광고회사에 청와대 요청으로 수십억 원대의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확인된 상태다. 이 때문에 당장 케이뱅크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KT를 이끌고 있는 황 회장에게 의혹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앞서 KT는 지난해 미르재단에 11억, K스포츠재단에 7억을 각각 기부해 총 18억원을 출연했다. 또한 최순실의 요구를 받고 차은택 측근인 이동수씨와 신혜성씨를 KT의 광고담당 임원으로 채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더불어 최순실이 실소유주인 광고 대행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의 광고를 몰아준 사실도 확인됐다.

이 뿐만 아니라 황 회장은 지난달 2일 경기 여주시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친박핵심’으로 꼽히는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과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회장이 국감에 출석할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질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실제로 과방위의 일반증인·참고인 명단에 있는 증인 신청 이유를 보면 이통 3사 대표 3명에 대해 ‘통신비 감면대책,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입장 등’을 묻기 위한 것으로 돼 있는 반면 황 회장의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이 추가돼 있다.

KT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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