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대기업, 값 싼 농사용 전기 사용해 96억 이익
5개 대기업, 값 싼 농사용 전기 사용해 96억 이익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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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한화·오리온·현대·에버랜드, 원가회수율 35% 농사용 전기 사용으로 이득봐
▲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금천)

대기업군으로 구분된 일부 기업들이 원가회수율이 35%에 그치고 있는 농사용 전기 사용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서울 금천)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하림, 한화, 오리온, 범 현대, 삼성 에버랜드 등 5개 기업들은 도합 151GWh의 전력을 사용하고 이를 농사용 전기요금으로 납부해 산업용 전기요금 대비 약 96억 원을 저렴하게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의 농업경쟁력 증진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취지로 개설된 요금종류로 농작물 재배, 저온보관, 건조 및 양식 등을 하는 농업 종사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다. 농사용(갑) 전력량요금은 산업용(갑) 전기요금보다도 2배 이상 더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영세 농민과는 거리가 먼 이들 5개 기업이 값싼 농사용 전기요금을 통해 이득을 취했다는 지적이다.

이훈 의원실에 따르면 하림의 경우 10곳의 사업장에서 지난 5년간 8252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37억 4540만원의 요금을 납부했다. 만약 이를 산업용으로 전환할 시 요금은 85억 1280만원으로 추가되는 요금은 47억 6741만원에 달한다.

한화리조트는 양수장을 운영하는 명목으로 농사용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 5년간 3185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억 3670만원을 납부했다. 산업용전기를 사용했다면 한화리조트는 25억 5570만원의 요금이 더 부과됐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는 현대서산농장과 현대건설 등이 10곳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농사용 전기요금을 공급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는 지난 5년간 1716만kwh전력을 사용해 7억 2411만원을 납부했다. 산업용전기를 사용했다면 범 현대에 10억 5880만원의 요금이 더 부과됐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 에버랜드리조트의 경우, 화훼재배 사업을 하는 데 있어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버랜드는 지난 5년간 약 178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820만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하면 1억 8290만원의 요금이 발생해 1억 470만원 가량을 더 내야할 상황이다.

오리온의 경도우 과자류 생산을 위한 감자의 저온저장고를 사용하는 AGRO사업부를 포함, 4곳의 사업장에서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오리온은 5년간 1784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억 9230만원의 요금을 납부했는데, 이 역시 산업용 전기요금을 쓸 때보다 10억 7430만원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훈 의원은 “농사용 전기요금은 전기원가의 35%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정작 대규모로 조직적인 운영을 하는 일부 대기업들이 다른 농업인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고 있다”며 “농업경쟁력 증진을 위해서 농사용 요금을 운영하는 취지를 퇴색시킨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대기업군과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농에는 전력 공급가격을 올리고, 거기서 회수한 원가를 다른 영세한 농업인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농업용 전기를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을 것”이라며 농사용 요금의 적용대상과 체계개편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하림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중이다”고 말했다. 한화리조트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파악중이다”고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한전 약관에 따라 발송된 고지서의 금액대로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산농장에서 산업용이 아니라 농사용 전기가 사용되는데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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