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화로운 새 지평을 위해 '다시, 페미니즘'
[신간] 조화로운 새 지평을 위해 '다시, 페미니즘'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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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에게 페미니즘이 필요한가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시, 페미니즘의 저자는 스스로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었으며 오히려 가부장적 세계관을 가졌던 남성이라고 고백한다. 그랬던 그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며 만난 고대 철학과 신화, 경전 등 고대의 지혜를 탐구하다가 여성성의 의미와 그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됐고, 덕분에 그는 강력한 가부장제가 숨 쉬는 역사를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수메르, 이집트, 그리스 등 고대 시대의 철학과 신화, 경전을 통해 여성성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살핀다. 이를 살펴보는 이유는 가부장제를 낳은 고대 영적 세계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나 여러 갈등의 핵심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고 결국 우리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다고 설명한다.

페미니즘은 남성을 선, 여성을 악이라고 구분 지었던 고대의 이분법적인 세계관과 그 산물인 가부장제를 겨냥합니다. 하지만 고정된 이분법을 문제 삼기에, 페미니즘은 단순히 남녀 문제의 범위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 보편적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한쪽은 우월하고 다른 한쪽은 열등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모든 것을 단적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 선과 악으로 구분하려는 극단적인 대립구도로 몰고 가기 때문입니다. 무질서한 세상에 좌절하는 우리가 오늘날 많은 부자유의 문제, 즉 고정된 이분법의 문제에 있어서 귀중한 통찰을 얻기 위한 것이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책의 초반은 페미니즘에 대한 글이라고 하기에는 거부감이 들 정도로 가부장제를 형성한 고대의 영적 세계관을 적나라하게 고찰한다. 그리고 후반부에 세계를 남성 중심으로 해석한 고대 철학자들을 비판하고 세계관을 재해석해 여성성의 가치와 의미를 풍부하게 열어 놓는다. 더 나아가 남성과 여성을 떠나 인간그 자체의 조화롭고 자유로운 길을 페미니즘과 함께 모색한다.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일까? 혹시 페미니즘이 남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는 않을까? 페미니즘은 남녀 대립의 구도 속에서 전개되어야만 할까? 다시, 페미니즘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기존의 페미니즘 책과는 조금 다르게 대답한다. 독자에게 위로를 전하거나 투쟁심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인간의 공존과 조화를 말하는 책이다. 우리에게는 바뀌어 가는 세상이 필요하다.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인간의 미래에 관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저자 이충현/ 출판사 물병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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