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300년된 보호수, 매년 50여 그루 죽는다
[국감] 300년된 보호수, 매년 50여 그루 죽는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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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보호수 관리 업무 지자체에 떠넘겨

국가가 관리해야할 중요 자산인 보호수가 매년 평균 50그루씩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백 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뿌리가 정부의 방치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약 150여 그루의 보호수가 말라죽음·병해충·재난재해·훼손 등의 사유로 보호수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죽거나 훼손된 보호수의 평균 수령은 316년이다.

보호수는 적어도 100, 많게는 2000여년의 역사를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중요한 국가 자산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보호수는 13,854그루다. 500년 이상에 달하는 보호수만 909그루에 달한다.

산림보호법13조는 보호수의 지정과 관리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도지사 또는 지방산림청장은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으로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하고 현재 있는 장소에서 안전하게 관리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산림자원의 보호와 보전을 담당해야할 산림청은 2005년에 보호수 관리를 지방사무로 이양한 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게 박 의원실의 설명이다. 몇 쪽짜리 지침을 지자체에 전달하고 있을 뿐이었다는 것. 특히 보호수 관리에 대한 지침은 단 두 문장에 불과하다.

최근 3년 간 427그루의 나무가 보호수로 새롭게 지정됐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157그루에 달하는 보호수는 죽거나 훼손 돼 보호수 지정이 해제됐다. 박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제사유로는 고사(말라죽음)81그루로 가장 많고 자연 재해 및 재난이 38그루, 병해충으로 인해 죽은 보호수가 24그루에 달한다.

산림청은 담당 중앙부처로서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두 차례에 걸쳐 보호수의 조사 및 실태분석에 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바 있다. 19천만 원이 들여 보호수 보전 관리 방안을 제시한 이 연구의 최종보고서는 수목은 해가 거듭할수록 생장을 계속하는 생물이기 때문에 건전하게 계속 생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보호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만 150여 그루의 보호수가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에 위치했던 305년 된 느티나무는 지난 201511, 부패부위가 확산돼 말라죽었다. 그러나 산림청의 2008보호수의 조사 및 실태분석보고서에는 이미 고사지가 다수 발생하여 고사지 제거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이 뿐만 아니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에 위치했던 소나무는 수령이 140년에 불과했지만 20143월에 화재로 인해 뿌리 뽑혔다. 산림청의 2007년 보고서는 이 소나무에 대해서도 인위적인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보호휀스 설치등으로 수세를 강화해야한다고 주문하고 있었다.

울산 동구 주전동에 있었던 곰솔 나무는 192811월에 보호수에 지정된 320년 된 나무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재선충병 판정을 받고 올해 8월에 말라죽었다.

박완주 의원은 보호수는 단순히 오래 산 나무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긴 역사와 마을의 전설을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모든 업무를 산림청이 담당할 수는 없겠지만 관련 전문 인력이 지자체보다 많은 산림청이 보호수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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