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하이트진로, 돈줄 쥔 소주사업도 '빨간불'
위기의 하이트진로, 돈줄 쥔 소주사업도 '빨간불'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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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하이트진로(사장 김인규)가 노사갈등으로 제품 공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 노조 파업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하이트진로의 캐시카우인 소주 사업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계속된 파업의 여파로 참이슬 등 주요 제품 재고는 거의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다. 현재 소량 생산되는 주력 제품도 주로 업소용이기 때문에 일부 유통 채널은 가정용 소주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가정용 소주의 주요 판매채널인 CU·GS25 등 주요 편의점들은 각 매장에 참이슬 발주 불가 지침을 전달했다. 점포별로 재고 차이가 있겠지만 대개 이번 주부터 일부 매장에서 참이슬을 판매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공급 차질은 지난달 임금협상 결렬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고 여기에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발생했다.

하이트진로 노조는 제192017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13일부터 2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16일까지 하이트진로 총 6개 공장 중 4개 공장의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맥주를 생산하는 홍천 공장과 소주를 생산하는 이천 공장 2개만 비상가동체계로 돌아가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5~27일에도 사흘간 전면 파업을 벌였다. 분쟁은 추석 이후에도 이어져 노조는 지난 한 주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4개 공장 생산이 중단되면서 앞으로 제품 물량은 더욱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노사는 임금 인상 여부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앞서 18차 교섭에서 임금 인상률을 당초 제시했던 7.5%에서 7.0%로 하향했으나 사측은 경영여건이 어렵다며 임금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사측은 내년 상반기 위로금 150만원을 제시했고 다시 18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실상 임금 동결안이라며 거부했다.

여기에 사측이 맥주 공장 1곳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양측 관계는 더욱 냉랭해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9일 생산효율화를 위해 강원, 전주, 마산에서 운영 중인 3개 맥주공장 중 한 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임단협 도중 회사 측이 발표한 공장 매각 계획에 대해 노조는 공장 매각 시 인력 구조조정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16일까지 2차 총파업을 진행한 뒤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무기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하이트진로 사측이 임금동결을 제시한 배경에는 맥주 사업 부진이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백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상반기까지 75억 원에 그치는 등 실적이 급감했다. 특히 맥주부문의 실적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맥주사업 누적 적자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맥주공장 가동률은 44%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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