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KB 윤종규, 2기 체제 확정
'약속' 지킨 KB 윤종규, 2기 체제 확정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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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증권 M&A로 외형 키우고 KB사태 조기 수습

- 은행-지주 경영분리·노사 갈등 난제 해결해야

 

윤종규 회장이 202011월까지 KB금융그룹을 이끌게 됐다.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당초 금융권에선 윤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KB 사태를 딛고 호실적을 거둔 윤 회장의 성과가 결정적이라는 평가였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KB금융은 윤종규 2기 체제의 닻을 올렸지만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간 임기 동안 겸직했던 국민은행장을 분리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노조의 반발 역시 윤 회장과 KB금융이 넘어야 할 큰 산으로 지목된다.

 

이변은 없었다...단독 후보 선정

 

KB금융지주는 14일 저녁 서울 명동 KB국민은행 본점에서 2차 확대 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를 속개해 총 7명의 후보군(내부 4·외부 3)에 대한 평가를 통해 최종 인터뷰 대상 후보를 윤종규 현 회장, 김옥찬 KB금융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3명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김 사장과 양 사장이 인터뷰를 고사하면서 윤종규 회장이 단독 후보로 결정됐다. 두 후보는 각각 지금 맡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확대위는 윤 회장을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연임이 확정된 윤 회장은 광주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외환은행과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2002년 국민은행 부행장직을 맡아 KB와 인연을 맺었다. 201411월에는 K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그간 금융권에선 윤 회장 연임을 높게 봤다.

손보사와 증권사 등 굵직한 금융회사를 인수하며 은행 비중이 높았던 KB금융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이유에서다. 윤 회장은 취임 후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KB증권)을 잇달아 인수하며 지난 상반기 기준 비은행부문 비중을 37% 까지 늘렸다. 취임 초기 목표로 내세웠던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 40%를 거의 달성한 것이다.

실적 면에서 보면 KB금융은 지난해 214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에 2조원을 넘겼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65.3%(18602억원)나 급증하며 실추됐던 리딩뱅크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결국 실적과 시가총액에서 업계 선두였던 신한금융을 제치기도 했다. KB사태 직후 취임해 혼란스러운 조직을 조기에 수습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국민은행장 분리·노조 반발 과제

 

이번 숏리스트에서 외부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애초 외부의 유력 후보로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과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 등이 거론됐다. 여당 등 정치권에서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전직 계열사 CEO들은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확대위는 경영 안정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영휘 확대위원장은 “KB금융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이륙해 올라가는 단계에선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후보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3년간 윤 회장이 보인 조직에 대한 헌신과 열정을 감안할 때 그만한 분이 흔치 않다면서 지난 번 윤 회장이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꺼내 봤는데 그때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확대위는 이달 26일 윤 회장에 대한 심층 면접을 한 후 최종 후보자로 확정한다. 오는 11월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한다. 윤 회장은 선임 직후 굵직한 현안 해답부터 모색해야 한다. 우선 회장직과 행장직 분리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윤 회장도 15일 오전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장-행장 분리는) 이미 이사회와 얘기 중이라고 전했다.

차기 KB국민은행장에는 양종희 KB손보 대표, 박지우 KB캐피탈 대표, 윤웅원 KB국민카드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노조는 선임 절차를 문제 삼아 이날도 회의가 열린 명동 본점 1층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윤 회장이 근로 복지 강화 등 노조가 요구한 사안을 전격 수용했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최 위원장은 임원이나 직원들이 과거 KB 사태의 트라우마를 여전히 겪고 있다“(노조 반발을) 우려하는 것도 없지 않았으나 예정된 심층 인터뷰에서 그동안 윤 회장이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솔직하게 얘기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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