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 중 구태는 최종구"...금융권 노조 반발 '일파만파'
"구태 중 구태는 최종구"...금융권 노조 반발 '일파만파'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종구 “노조, 존재감 보이려는 구태 없어져야” 거센 비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권 노조에 강펀치를 날렸다.

최 위원장은 최근 은성수 신임 행장의 출근을 저지한 수출입은행 노조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전임 수출입은행장이었던 그가 노조가 그렇게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날을 세운 것이다. 곧바로 금융노조 측은 금융위원장이 모피아인맥을 우선한다며 부적절한 개입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해당 논란은 금융권 전체로 번지고 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수은 노조 뿐 아니라 금융계 노조를 향한 지적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격화된 금융사 내 노사갈등에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은성수 출근 저지에 쓴소리 날려

 

최 위원장은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은 행장 취임과 관련한 노조의 행동은 불합리하다면서 물리력을 동원한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장이나 산업은행 회장은 무난하게 취임을 하셨는데 은 행장도 그에 못지 않게 훌륭한 분이라며 인품으로나 능력이나 그동안 한 일을 봐도 (전임 행장인) 나보다 훌륭한 분인데 노조가 괜히 취임을 막고 존재감을 보여주려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수은 노조의 신임 행장 출근저지 투쟁은 과거에도 잦았다. 최 위원장은 유일하게 노조의 저지 없이 취임한 행장이었다.

최 위원장은 지금 수은이 할 일도 많은데 노조가 더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노조의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구태가 없어져야 노조도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은 행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은 행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함께 지난 11일 정식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이 회장이 당일 오후 취임식을 연 반면 은 행장은 수은 노조의 거센 반발에 정식으로 취임식을 열지 못했었다. 은 행장이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점,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시절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추진했다는 점이 노조 측 반대 이유다.

은 행장은 결국 오늘(15일) 닷새만에야 정상 출근할 수 있었다. 수은 노조가 강경대응을 접은 데에 최 위원장의 저격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위원장은 이날 다른 금융사에서 빚어지고 있는 노사 갈등에 관해 다른 것은 말씀 안 드린다이날 은 행장을 만난 것을 계기로 이런 의견을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연임이 확정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노조와의 갈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 회장 등이 처한 금융권 노사 관계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만큼 최 위원장의 저격이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금융노조 낙하산 인사야말로 구태

 

금융노조 측은 13일 즉각 성명서를 통해 직전 은행장으로 몸담았던 기관보다 모피아인맥을 우선시하는 전형적 낙하산 폐단이라고 격분했다.

노조는 한국 금융산업의 수장이 노동혐오 발언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것이야말로 구태 중의 구태라며 수출입은행 직전 행장이었던 자신을 수은 역사상 출근저지 투쟁 없이 받아들였던 노조를 구태로 몰아붙이는 것은 직전 은행장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최 위원장의 발언을 지적하며 권력의 힘을 빌린 낙하산 인사가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몸담았던 금융기관과 동료들보다 기관장 자리를 나눠먹기 위해 내려온 모피아 인맥을 더 챙긴다고도 했다.

노조는 그들만의 이너서클에서 깜깜이로 이뤄진 밀실 낙하산 인사야말로 구태라면서 낙하산 임명 후에 금융기관을 일신의 영달만을 위해 한껏 이용해먹고 먹튀하는 금융관료들의 작태야말로 구태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그런 먹튀 만큼은 막겠다는 일념으로 수출입은행을 국민의 수출입은행으로 정상화하고 낙하산 기관장이 수은 노동자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수출입은행지부의 투쟁이라며 이는 구태를 청산하기 위한 정당한 투쟁이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최 위원장에게 더 이상 노사관계에 부적절하게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신들이 망가뜨린 산별교섭을 복원하기 위해 지금도 10만 금융노동자들은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다. 망언과 망동을 계속한다면 10만 금융노동자들의 총력투쟁을 각오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